[기획③] 노후 정수장 4곳 40년 넘었다…서울, 6,077억원 투입해 현대화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0-12 08:31:34

- 강북·광암정수센터 시설용량 하루 35만톤 확대…평균 가동률 81%에서 74%로 낮아질 전망
▲ 서울시가 운영하는 6개 정수센터 가운데 4곳의 평균 사용연수가 40년을 넘은 가운데, 노후시설 현대화와 수돗물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총 6,077억원이 투입된다. (웹 일러스트)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시가 노후 정수시설을 현대화하고 수돗물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6,077억원을 투입한다. 오래된 시설을 교체하는 동시에 여름철 등 수돗물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에는 강북·광암·암사·구의·영등포·뚝도 등 6개 정수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4곳은 평균 사용연수가 40년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운영된 시설의 현대화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지난해 6개 정수센터의 평균 가동률은 81%였다. 평상시에는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름철처럼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가동률이 최대 90%까지 상승했다.

평균 가동률만으로 정수시설의 안정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수돗물 수요는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고, 정수시설도 점검과 보수 과정에서 일부 설비의 가동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시설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예상보다 수요가 늘어날 경우를 고려하면 평상시의 생산능력뿐 아니라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여유 용량도 중요하다.

서울시가 강북·광암정수센터를 우선 정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후시설을 현대화하면서 정수 처리능력을 함께 높여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강북정수센터에는 2,761억원을 투입한다. 하루 25만톤 규모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증설해 2029년 사업을 완료하면 시설용량은 하루 95만톤에서 120만톤으로 늘어난다.

광암정수센터에는 3,316억원을 투입한다. 하루 10만톤 규모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증설하고, 47년간 운영된 기존 착수정과 침전지 등 노후시설도 현대화할 계획이다. 준공 목표는 2030년이다.

두 사업이 완료되면 하루 정수시설 용량은 총 35만톤 늘어난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6개 정수센터의 평균 가동률이 현재 81%에서 약 7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동률 하락은 생산능력에 여유가 생긴다는 의미다. 다만 시설용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수돗물 공급의 안정성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효과를 판단하려면 시설 확충 이후의 수요 변화와 정수장별 가동률, 설비 고장 및 정비 현황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특히 이번 사업은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노후시설을 현대화해 운영 안정성을 높이고, 수돗물 수요가 급증하거나 일부 설비의 가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공급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이번 두 곳의 정비가 서울 정수시설 현대화의 종착점이 아니라는 점이다. 강북·광암정수센터에 이어 암사·구의·영등포정수센터 등 장기간 운영된 시설의 현대화도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사업에 6,077억원이 투입되더라도 다른 정수시설의 노후화에 대응하려면 추가 투자와 장기적인 사업계획이 필요하다.

정수시설은 수도관과 함께 서울의 상수도 체계를 떠받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정수장에서 생산한 물을 아무리 안정적으로 공급하더라도 노후 수도관에서 누수가 발생하거나 공급 과정에서 손실이 커지면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수시설의 생산능력 확충과 수도관 정비를 별개의 사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생산부터 공급까지 연결된 상수도 체계의 관점에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서울시는 올해 상수도 분야에 1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정수시설 현대화에 들어가는 6,077억원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올해 예산 규모만으로 서울 상수도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노후 정수시설을 언제까지 현대화할 것인지, 시설별 투자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할 것인지, 사업비 증가 가능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일이다. 여기에 시설 확충 이후 실제 가동률과 공급 안정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성과 지표도 필요하다.

상수도는 시민의 일상과 직결되는 필수 공공서비스다. 시설이 노후화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기적인 상태 평가와 선제적인 투자계획을 통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 당장의 증설 실적을 넘어 남은 노후시설의 현대화 일정과 재원 조달 방안, 투자 이후의 성과까지 공개해야 시민이 상수도 관리의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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