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③] 강북구 삼양관 공금 의혹 장기 방치… 사실상 통제 부재 비판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5-11 06:12:12
- 자치회관 내 김·젓갈 판매 묵인 의혹… 신만섭 "직원들도 구매했다"
- 감사·조사 없이 시간만 흘렀다… 관리·감독 부실 넘어 직무유기 논란
▲ 강북구 삼양동 주민센터. 삼양관 사태를 둘러싸고 공공시설 운영과 행정 통제 시스템이 동시에 무너진 구조적 실패 사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hatGPT 이미지)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 강북구 삼양동주민센터 자치회관(삼양관) 강좌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두타임비’ 논란과 이중회계 정황이 수년간 이어져 온 가운데, 삼양동주민센터의 관리·감독 책임이 단순 부실 수준을 넘어 사실상 방조에 가까웠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신만섭 동장의 인식과 대응 과정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눈 뜬 봉사 행정”, “직무유기 전형”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삼양동주민센터가 비공식 금전 구조를 인지하고도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지와 인터뷰에서 신만섭 동장은 회원들에게 샤워비 5천 원씩을 별도로 걷은 행위에 대해 “주민센터가 수도요금을 부담하는데 따로 징수한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이지방송댄스 강좌 총무는 샤워비 명목으로 돈을 걷어 강사 목욕비로 20만 원을 지출하고, 설·추석 명절 떡값과 스승의날, 휴가비 등을 걷어 강사에게 전달하는 구조를 수년간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강사는 강사료를 월 약 200만 원 이상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연간 약 240만 원 규모의 음원(CD)비를 비롯해 떡값, 스승의날, 휴가비 등 각종 명목으로 추가 금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신만섭 동장은 “(수강료 횡령이) 이게 질이 제일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지방송댄스 강좌에서는 1부 월 수강료 2만5천 원은 삼양동주민센터에 정상 납부하고, 2부로 이어진 수강생에게는 삼양동주민센터를 거치지 않는 방식으로 현금 1만 원만 받는 구조로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두 타임’ 구조다.
또 문화강좌 과정에서 김과 젓갈 판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삼양동주민센터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 동장은 “삼양동주민센터 직원들까지 해당 물품이 강매로 들어와 팔아주거나 구매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사실이라면 공공시설 내 사적 판매 행위를 사실상 묵인하거나 방조한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해당 강좌 총무는 김·젓갈 판매 사실과 수익금 발생 여부에 대해 부정하며 “판매 수익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삼양동주민센터 측이 직원들의 구매 사실을 인정하면서 실제 판매 행위가 이뤄진 정황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부녀회장과 체조회협회장 역시 “개당 1천~2천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어, 총무 측 해명과 관련 진술들이 서로 배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총무는 별도 계좌 두개를 운영해 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관련 계좌 내역 공개에는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정정당당하다면 계좌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될 일인데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회원들에게서 걷은 금전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운영진 스스로 투명하게 밝혀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수강료 성격 자금이 오간 계좌에 대한 공개를 꺼리는 모습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대응이 오히려 수사기관 개입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향후 수사기관이 본격적인 자금 흐름 확인에 나설 경우, 관련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실제 금전 거래 구조와 수익 여부 역시 비교적 빠르게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 무기력한 행정… 감사도 조사도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민원이 제기됐음에도 삼양동주민센터가 약 5개월간 감사 의뢰나 강제 조사 등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양동주민센터 측은 별도 계좌 운영과 관련해 “사적 영역 계좌인 만큼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제출하지 않으면 확인에 한계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 강좌 운영 과정에서 공금 성격 자금 유용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계좌를 제출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식의 대응은 전형적인 소극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발 조치나 수사 의뢰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이 있음에도 최일선 행정기관이 지나치게 무기력한 태도를 보이며 결과적으로 대응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만섭 동장이 “민원인이 직접 고발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행정기관이 문제 해결 부담을 사실상 민원인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 같은 사안이 발생했다면 다수 회원들의 추가 피해와 갈등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한 조치에 나서는 것이 상식적 행정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삼양동주민센터가 수개월간 뚜렷한 조치를 내놓지 않는 사이 회원들 간 불신이 깊어지면서 현장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갈등이 격화됐다.
민원인이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음에도 장기간 실질적인 대응 없이 사안을 방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한 행정 전문가는 “공공시설에서 현금성 금전 징수 구조가 반복됐고, 공금 유용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감사 요청조차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공공 강좌 수강료 일부가 공식 회계 절차 밖에서 장기간 관리돼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인데도 삼양동주민센터와 감사담당관실은 서로 책임을 미루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감사담당관실은 “귀하의 민원 사항과 관련하여 ‘서울특별시 강북구 주민자치회 및 자치회관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운영 및 강사의 위촉·해촉 등에 관한 권한과 책임은 해당 동 주민자치회(심의) 및 동장에게 있다”고 민원인에게 설명했다.
이어 “감사담당관실에서 직접 특정 강사에 대한 해촉 처분을 내리거나 즉각적인 행정 조치를 강제할 권한은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안내했다.
이에 민원인은 “감사담당관실에 권한도 없는 특정 강사 해촉을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넣은 것이 아니다”라며 “조례상 권한을 가진 동장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부분과 소극적 행정에 대해 감사해 달라는 내용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작 핵심은 동장의 관리·감독 책임과 행정 방치 여부인데, 감사담당관실은 해촉 권한 유무만 반복하며 동문서답식 답변을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 "몰랐다면 무능, 알았다면 방조"… 직무유기 논란 확산
삼양동주민센터는 주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최일선 행정기관이다. 그럼에도 장기간 이어진 비정상적 금전 구조에 대해 사실상 통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만섭 동장은 “지난해 12월 민원 제기 이후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문제 강사에 대한 해촉은 수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신 동장은 강사의 금전 수수 사실에 대해 “해촉 사유는 명확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실제 조치는 오는 6월 말까지 보류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징계 사유를 인정하면서도 처분을 미루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동장의 문제 인식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신 동장은 민원 제기와 관련해 “회원들끼리 잘 지내다가 사이가 틀어져 민원이 나온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공금 유용 의혹과 비정상적 금전 구조 문제의 본질보다 사람 간 갈등 구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이 불법 또는 비정상적 금전 구조를 인지했다면 민원 제기자들의 관계 여부와 무관하게 공공 자금 관리 문제 자체를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공금 유용 의혹보다 사람 간 갈등 프레임에 더 집중하는 것은 공직자의 문제 인식이 지나치게 안이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심재억 의원이 강사와의 친분을 언급하며 ‘1차 경고 수준 의견’을 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문제 강사 해촉 논의가 선거 이후로 미뤄지는 분위기와 맞물려 사실상 보류 기류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삼양동주민센터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강사 해촉 처분 전, 당사자에게 사전통지를 실시하고 의견 제출 기간을 부여하게 된다. 오늘(11일)이 해당 의견 제출 기간의 마지막 날이며, 최종 해촉 여부는 이후 자치회관 내 공고문 등을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심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강좌와 관련해 어떠한 일에도 관여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 동주민센터·구청 모두 놓쳤다… 구조적 실패 지적
논란은 삼양동주민센터를 넘어 강북구청 감사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자치회관 운영은 구청 자치행정과의 지도·점검 대상이며,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감사담당관실 조사가 뒤따라야 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이중회계 정황과 현금성 수강 구조, 별도 금전 징수, 외부 물품 판매 등이 수년간 유지됐다는 점에서 구청 차원의 관리·감독 체계 역시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이는 공공시설 운영 과정에서 행정 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공공시설 운영 과정에서 반복된 비정상적 금전 구조를 장기간 방치했다면 자금 운용 주체뿐 아니라 관리·감독 책임 범위 역시 함께 검토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특정 강사나 총무 개인의 일탈로 축소할 것이 아니라, 강북구 전체 자치회관 운영 구조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와 제도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결국 삼양관 사태는 단순 민원 수준을 넘어 공공시설 운영과 행정 통제 시스템이 동시에 무너진 구조적 실패 사례라는 점에서 강북구청의 책임 있는 조사와 후속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탐사보도②] 강북구 삼양관 '두타임비' 실체 드러나… 이중회계·현금거래 논란 https://segyenews.com/article/1065560409481082
*[탐사보도①] 수강료 냈는데 또 돈?… '주민센터 강좌' 추가 비용 논란 https://segyenews.com/article/1065580640629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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