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MDL 올해만 50여 차례 침범…지뢰지대는 남쪽 평균 20m까지

탁병훈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0-06 08:05:19

- 철책도 MDL 월선 의심지역 확인…'국경선 요새화'에 우리 군 대응능력 논란 ▲ 군사분계선(MDL).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남쪽으로 50여 차례 침범하면서 총성없는 전쟁은 시작되었다. (AI 일러스트)

[세계뉴스 = 탁병훈 기자]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이 올해 들어 50여 차례로 급증한 가운데, 북한이 MDL 남쪽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 북한이 설치한 철책 가운데 MDL을 넘어선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도 확인되면서 북한의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가 사실상 MDL 자체를 흔드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5일 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군이 MDL 남쪽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 수개소 식별됐으며, 우리 군이 측정한 MDL을 기준으로 평균 20여m 남쪽까지 침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MDL 침범도 급증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의 MDL 침범은 2024년 9회, 2025년 17회에서 올해 50여 회로 크게 늘었다. 특히 올해 침범은 8월 중순 동부지역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40여 회가 특정 지역에서 반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MDL에 접근하면 경고방송을 하고, 실제 침범하면 경고사격을 실시해 북측으로 퇴거시키는 작전수행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8월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올해 첫 MDL 침범 당시에도 우리 군은 경고사격을 실시했고 북한군은 북상했다. 

문제는 북한군의 단순 월선 자체를 넘어 MDL 주변에 물리적 시설물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2024년부터 DMZ에서 불모지 조성, 지뢰지대 구축, 전술도로 및 철조망 설치 등을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DMZ 전 구간으로 작업을 확대했다. 합참은 현재 MDL 250㎞를 기준으로 불모지 조성은 마무리 단계이고, 철책·지뢰지대·전술도로 구축은 약 40~60%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에는 하루 최대 7천여 명을 투입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철책의 MDL 월선 가능성이다. 합참은 북한이 설치한 철책 가운데 MDL을 넘어선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 1곳을 확인했으며 현재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제기한 '21사단 지역 북한 철책이 MDL 남쪽까지 내려왔다'는 주장은 합참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따라서 특정 사단의 철책이 MDL을 침범했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북한의 MDL 남쪽 지뢰지대가 수개소에서 확인되고, 철책 역시 월선 의심지역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북한의 DMZ 내 활동이 단순한 작업을 넘어 군사분계선 주변의 현상을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MDL을 둘러싼 기준선 자체에도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1953년 정전협정 당시 설치된 MDL 표지판 1천292개 가운데 현재 식별되는 것은 약 200개에 불과하다. 우리 군은 2004년 미국 국가지리정보국이 정립한 군사지도상의 MDL을 사용하고 있지만, 유엔사가 적용하는 MDL과 표지판 연결선, 군사지도상의 MDL이 일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 군은 북한군이 MDL을 침범했다고 판단해 경고사격을 실시했지만, 이후 현장을 확인한 결과 정전협정 당시 설치된 표지판이 우리 군이 적용한 선보다 남쪽에 있었던 사례도 확인했다. 국방부와 합참은 현재 유엔사와 MDL 기준선 일치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MDL 기준선에 일부 불일치가 있다는 설명만으로 북한군의 반복적인 월선과 MDL 남쪽 지뢰 매설 추정지를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 9월 21일에는 우리 군이 북한군의 지뢰 매설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에 대한 현장조사를 위해 MDL 남쪽으로 수색로를 개척하던 중 지뢰가 폭발해 장병 3명이 부상했다. 국방부는 당시 지뢰 폭발 지점이 MDL 남쪽 10여m였으며,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국 현재 DMZ에서는 북한군의 반복적인 MDL 월선과 지뢰·철책·전술도로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우리 군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통해 북한군을 퇴거시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북한이 반복적으로 MDL을 넘고, 일부 지역에서는 MDL 남쪽까지 지뢰지대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되는 상황을 단순히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월선'으로만 평가해도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북한에 MDL 기준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군사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현재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에 대응해 정전협정상 MDL을 중심으로 남북 각각 2㎞의 DMZ 완충지대를 회복하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상황 설명이 아니다. 북한군의 MDL 침범이 올해 50여 차례까지 늘어나는 동안 우리 군이 어떤 기준으로 대응했고, 북한의 지뢰·철책·전술도로 구축을 어느 시점부터 파악했으며, MDL 남쪽으로 넘어온 시설과 지뢰지대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국민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북한이 MDL을 사실상 자국의 '국경선'처럼 바꾸려는 움직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우리 군이 기존의 대응 절차만 반복하는 것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군사분계선과 정전협정의 실효적 관리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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