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풀어낸 '블랙홀 열역학 난제', 세계적 물리학 저널이 주목했다

조홍식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6-23 11:01:05

- 서울과학고 학생 연구진, 블랙홀 열역학 제1법칙 일반화 이론 첫 제시
- 교내 R&E·졸업논문·박사급 교원 지도로 SCI 국제 학술지 단독 등재 성과

[세계뉴스 = 조홍식 기자] 서울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교내 연구 활동만으로 세계적 수준의 이론물리 성과를 내며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서울과학고(교장 김태일)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수행한 블랙홀 열역학 연구가 물리학 분야 권위 있는 SCI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dern Physics D’에 게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채택된 논문 제목은 ‘A Constraint-Free Formulation of Black Hole Thermodynamics from the Field Equations(장방정식에서 도출한 제약 조건 없는 블랙홀 열역학 정식화)’로, 블랙홀이 열역학 제1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을 중력장 방정식으로부터 직접 유도하는 오랜 난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한 연구다.

그동안 블랙홀 열역학 연구는 주로 블랙홀의 ‘부피’와 외부 사건지평선의 변화를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 이 접근은 하나의 지평선만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내부와 외부 두 지평선이 공존하는 회전 블랙홀이나 전하를 띤 블랙홀 등 보다 복잡한 계에는 일반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서울과학고 연구진은 이 한계를 ‘엔트로피’ 개념을 도입해 정면으로 돌파했다. 연구진은 부피 대신 엔트로피 변화를 장방정식에 직접 반영하는 방식을 제안했고, 그 결과 내부·외부 지평선 정보를 모두 포함하는 보다 보편적인 정식화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구대칭이 없는 일반적인 블랙홀은 물론, 고차 중력 이론에 이르는 다양한 상황에서도 추가적인 제약 조건 없이 열역학 제1법칙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는 점을 처음으로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학술지 게재 논문 요약본.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중력을 미시적 자유도들의 집합적 효과로 보는 ‘창발 중력(emergent gravity)’ 이론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력을 열역학적 현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에 구체적이고 일반적인 수학적 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과는 외부 연구기관이나 대학 연구실의 조력 없이, 전적으로 서울과학고의 정규 교육과정과 교내 연구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학생들은 ‘R&E(Research & Education)’와 ‘졸업논문’으로 이어지는 정규 연구과정, 그리고 ‘창의융합특강’ 수업을 통해 연구 주제를 단계적으로 심화시켰다. 여기에 박사급 전임 교원들의 밀착 지도와 공동연구가 더해지며 세계적 저널이 인정한 연구 성과로 완성됐다.

국제 학술지 심사 과정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논문 심사위원들은 “이처럼 정교하고 수준 높은 연구가 서울과학고등학교 학생들에 의해 수행됐다는 것은 특히 인상적이며, 이는 학생들의 뛰어난 재능과 훌륭한 지도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를 지도한 권용준 교사는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과 열정이 학교의 체계적인 수업 및 연구 활동 지원을 통해 훌륭한 결실을 맺었다”며 “학생들을 지도하며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하는 기쁨과 보람을 느꼈고, 앞으로도 학생들의 잠재력을 무한히 꽃피우는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공동 저자로 참여한 배이진·장근영 학생은 “단순한 호기심이 국제 학술지 게재라는 결실로 이어지기까지, 블랙홀 열역학 분야에서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해석을 더해가는 과정은 도전적이면서도 무척 흥미로웠다”며 “이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값진 배움을 얻었고, 끝까지 이끌어주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성과는 서울과학고의 영재 교육 시스템과 교원 역량이 세계적 수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김태일 서울과학고 교장은 “이번 성과는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연구에 몰두하고, 끊임없이 창의성을 발휘하며, 교내 선생님들과 긴밀히 협력해 이뤄낸 자랑스러운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지적 호기심을 마음껏 확장하고 연구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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