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면제카드 10년간 1,142건 '공짜 톨게이트'…실제 제재는 1건뿐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9-08 11:16:45
- 부가통행료 부과·기관 통보 후 조치 확인 부실에 따른 사후관리 부재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경찰청·국방부·소방청·보건복지부·국가보훈부 등에 발급된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카드(이하 '긴급면제카드')의 부정사용이 최근 10년간 1,100건을 훌쩍 넘겼지만, 실제 제재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시흥갑)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긴급면제카드 부정사용 적발 건수는 총 1,142건에 달한다. 긴급면제카드는 '유료도로법'에 따라 수사·치안·구급·소방 등 공무 목적 차량에만 발급되는 전용 하이패스 카드로, 2026년 8월 기준 약 3만3,000장이 운용 중이다.
연도별 적발 건수는 ▲2022년 58건 ▲2023년 108건 ▲2024년 308건 ▲2025년 234건 ▲2026년 8월까지 239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6년의 경우 8월까지 이미 239건이 적발돼, 2025년 한 해 전체 적발 건수(234건)를 8개월 만에 넘어섰다. 부정사용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줄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기관별로 보면 최근 10년간 적발 비중은 ▲경찰청 45.0% ▲보건복지부 22.5% ▲국방부 18.4% ▲소방청 14.1%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개인 차량 등 공무 외 차량에 긴급면제카드를 사용해 통행료를 면탈한 사례로 분류됐다.
한국도로공사는 긴급면제카드를 비면제 차량에 사용할 경우 원통행료의 10배에 해당하는 부가통행료를 부과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6월 신설된 '유료도로법 시행규칙' 제8조의2에 따라 부가통행료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두 차례에 걸친 고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요건을 충족해 실제 부가통행료가 부과된 사례는 제도 시행 후 7년 동안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공사는 부정사용이 적발되면 해당 카드를 발급받은 소속 기관에 통보하고 있지만, 이후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회신을 받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사용에 대한 기관 내부 징계나 재발 방지 대책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정복 의원은 "긴급면제카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공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그 취지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정작 부정사용에 대한 제재가 두 차례 고지 절차에 따라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제도 운영상 보완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가통행료 부과 절차를 정비하고, 소속기관 통보 이후 조치 결과를 확인하는 사후관리 체계를 함께 보완해야 한다"며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부정사용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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