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석열 재판, 국민의힘이 마주한 가장 비싼 청구서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7-24 08:19:28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정치는 승리의 기록보다 책임의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권력은 한순간이지만 그 후과는 오래 남는다. 이제 국민의힘이 그 책임의 시간 앞에 서 있다. 그 결과는 정치적 타격을 넘어 당의 미래까지 좌우할 수 있다.

오는 27일 선고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단순한 전직 대통령 재판이 아니다.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재정적 부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게가 남다르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의 관계,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의혹 등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이지만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판결 이후의 파장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은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지키기 위한 장치다. 유권자는 후보자의 발언과 공개된 사실을 바탕으로 선택한다. 허위 사실 공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면 선거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거법 위반은 일반 형사사건과 다른 차원의 정치적 책임을 수반한다.

관건은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돼 당선무효가 된다면 국민의힘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국가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 약 397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재정 부담을 넘어 당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더욱 뼈아픈 대목은 이 비용이 단순한 회계상의 숫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윤석열 후보를 선택하고 지지했던 정당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비용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를 통해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그러나 집권 이후 이어진 국정 혼란과 탄핵, 그리고 각종 사법 리스크는 후보 검증과 국정 운영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들이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당정치는 개인정치와 다르다. 정당은 후보를 발굴하고 검증하며 국민에게 추천한다. 따라서 후보 개인의 중대한 문제가 사후적으로 확인될 경우 정치적 책임 역시 정당이 함께 나누는 것이 민주정치의 원리다.

물론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당 해산론'은 법적으로는 과도한 해석이다. 헌법상 정당 해산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선거법 위반이나 재정난만으로 자동 해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률적 존속과 정치적 생존은 다른 문제다. 정당은 법적으로 존재하더라도 국민의 신뢰를 잃고 조직력이 약화되면 사실상 정치적 영향력을 상실할 수 있다. 한국 보수정당이 수차례 당명을 바꾸고 재편을 반복했던 역사도 이를 보여준다.

이번 재판은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의 사법적 운명을 넘어 보수 정치 전체에 대한 평가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 몇 년간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그리고 그 대가를 누가 부담하게 될 것인지를 묻는 정치적 시험대인 셈이다.

1심 선고 이후에도 항소심과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다. 법적 결론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정치의 시계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국민의힘 앞에 놓인 397억 원은 단순한 금액이 아니다. 그것은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정치적 선택의 비용이자, 보수 정치가 마주한 가장 무거운 청구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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