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1,004명 어깨춤 춘 날"…음성에 펼쳐진 '사랑과 희망' 한마당
조홍식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6-15 11:15:34
-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등 24개 기관 참여한 민·관 협력 ESG 실천 사례
[세계뉴스 = 조홍식 기자] 지난 13일 충북 음성군 꽃동네사랑의연수원. ‘제26회 음성품바축제’ 현장은 초여름 더위를 잊게 할 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흥겨운 품바 장단이 울려 퍼지자 서울·경기 등지에서 찾아온 노숙인 1,004명이 어깨를 들썩이며 장단을 맞췄고, 이들의 손을 잡은 봉사자 500명까지 더해 총 1,504명이 한데 어우러진 ‘대합창’이 펼쳐졌다. 오랜 소외의 그늘은 잠시 잊은 듯,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취약계층을 향한 온정이 얼어붙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날만큼은 분위기가 달랐다. 단순히 무료 급식이나 물품을 나눠주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노숙인들이 스스로를 존중받는 존재로 느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립의 희망을 체감하도록 설계된 체험형 사회공헌 현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행사는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와 서울꽃동네사랑의집이 공동 주관하고,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문영표, 이하 공사)를 비롯해 가톨릭꽃동네대학교 등 24개 공공기관·단체가 힘을 모아 마련했다. 특히 공사는 재정 후원에 그치지 않고 임직원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봉사자로 참여하면서 행사에 ‘진정성’을 더했다.
공사 임직원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대규모 점심 급식 배식에 나섰다. 1,5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시에 식사를 해야 하는 만큼, 행사장 곳곳에서 동선을 안내하고 대기 줄을 정리하는 등 안전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더운 날씨에도 밝은 표정을 잃지 않은 채 노숙인들과 눈을 맞추고 말을 건네며,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차질 없이 이어지도록 뒤에서 묵묵히 현장을 받쳤다.
축제 기간에는 품바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노숙인들이 관객을 넘어 ‘주인공’이 되는 시간을 가졌다. 관계자들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함께 웃고 즐기며 관계를 맺는 과정 자체가, 노숙인분들에게는 큰 위로이자 다시 사회와 연결되는 경험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문영표 공사 사장은 “임직원들이 직접 땀 흘리며 노숙인분들께 실질적인 자립 희망을 전한 뜻깊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을 통해 ESG 경영을 적극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음성품바축제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민·관이 협력해 소외계층을 향한 ‘지속 가능한 나눔’을 구현한 사례로, 지역 축제가 사회적 약자의 인간 존엄을 회복시키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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