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업체, 임원·관계사에 수십억 원 대여…시민 세금 관리 사각지대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1-05 15:36:00
- 마을버스 N사 대여금 38억 원, 자산총액의 13배 넘어
- 대여금 수십억 원 운용하면서 서울시 재정지원금도 받아
- 서울시 "평가 반영·회계 감사 진행"…민간업체 관리·감독 한계도 인정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시의 재정 지원을 받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업체들이 대표와 임원, 관계회사 등에 수십억 원 규모의 대여금을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마을버스 업체는 대여금이 자산총액의 10배를 넘는 수준으로 확인되면서 공적 재원이 투입되는 버스업체의 자금 운용과 회계 관리가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회 이인화 의원(강남3·국민의힘)은 교통실 행정사무감사에서 버스업체의 과도한 일반·특수대여금 운용 실태를 지적하고 서울시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이 서울시 교통실로부터 제출받은 감사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일부 시내버스 업체는 대표와 임원 등에게 수십억 원의 대여금을 지급했다.
M버스는 임원에게 45억4,000만 원을 대여했으며, T교통은 24억3,000만 원, K교통은 9억7,000만 원, H교통은 8억 원을 각각 특수대여금으로 운용했다. S교통의 경우 관계회사에 대한 대여금 합계가 30억 원을 넘었다.
마을버스 업체의 대여금 운용 실태는 더욱 두드러졌다. 자산총계가 약 2억9,000만 원인 N업체의 대여금은 38억 원을 넘어 자산 대비 1,305%에 달했다. 또 다른 업체는 54억4,800만 원을 대여해 자산총계의 74.5%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37억7,200만 원(77.5%), 27억9,000만 원(74.3%) 등 자산의 상당 부분을 대여금으로 운용하는 업체들이 확인됐다.
이들 마을버스 업체는 2025년 서울시로부터 각각 9억3,600만 원, 7억8,300만 원, 2억1,800만 원, 3억4,200만 원의 재정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와 임원, 종업원 등에 대한 대여금인 이른바 '주임종단기대여금'을 지속적으로 운용한 업체도 있었다. B운수의 경우 해당 대여금이 2023년 20억400만 원, 2024년 17억4,500만 원, 2025년 18억1,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5년 기준 대여금은 자산총계의 69%에 해당했다. 이 업체는 2026년 8월 기준 서울시 재정지원금도 2,555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버스업체에 대한 재정 지원의 취지와 실제 자금 운용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는 시민을 위한 안정적인 버스 운송 서비스 제공을 전제로 업체의 부족한 운송 수입을 보전하고 있다"며 "회사가 임원이나 관계회사에 거액을 대여하고 있다면 공적 재원이 투입되는 업체의 자금 운용이 적정한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시내버스 업체의 대여금 운용 실태를 파악하고 있으며, 관련 사항을 평가에 반영해 성과급과 연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마을버스 제도 개편 과정에서도 시내버스 사례를 참고해 회계 관리와 평가제도를 개선하고 관련 회계 감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버스업체가 민간 회사인 만큼 서울시의 관리·감독에는 법률적 제약이 있다는 점도 밝혔다. 서울시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에서 관리 방안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모두 막대한 시민 세금으로 운영을 지원받는 만큼 업체의 자금 운용과 회계 관리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대적으로 경영 여건이 열악한 마을버스 업체까지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이 이뤄지도록 구체적인 점검 및 평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대여금 규모는 버스업체의 재정 건전성과 공적 지원금 관리 체계를 함께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서울시가 대여금의 실제 사용처와 회수 가능성, 임원·관계회사와의 거래 적정성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실효적인 관리 기준을 마련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 세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