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47년 된 건물이 장점? 정창수 구청장의 황당한 '노후 재테크'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0-19 20:01:22

- "47년 된 건물인 부분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 서울특별시 강북구의회 제29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16일 오전 10시 행정사무감사에서 노윤상 의원이 정창수 구청장을 상대로 구정질의를 하고 있다. (웹 디자인)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특별시 강북구의회 제295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가 지난 16일 오전 10시 열렸다.

이날 강북구의회 구정질문에서 나온 정창수 강북구청장의 답변을 듣고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47년이나 지난 노후 건물을 임시청사로 쓰기 위해 매입비와 리모델링비 등 무려 41억 원의 혈세를 투입하려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돌아온 구청장의 일성이었기 때문이다. 낡아서 수리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들어갈 건물이 '장점'이라니, 대체 어떤 경제학 서적에 나오는 논리인가.

정 구청장은 매달 나가는 임차료를 아끼고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논리를 폈다. 이른바 '재정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의 미래가치론이다. 그러나 이는 철저히 현재의 재정 현실을 외면한 궤변에 불과하다.

우선 '숫자'부터 전혀 맞지 않는다. 해당 건물의 올 초 매물 호가는 35억 2,000만 원으로, 현재는 시장에서 더욱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강북구가 산정한 감정평가액 평균은 약 36억 8,000만 원으로, 시장에 형성된 호가보다 1억 6,000만 원이나 높다. 여기에 47년 된 노후 건물을 사용하기 위한 리모델링비 4억 원을 보태면, 구민 입장에서는 약 5억 6,000만 원 이상 더 많은 예산 부담을 안게 되는 셈이다. 시장가보다 높게 산정된 감정가에 낡은 건물 수리비까지 얹어주는 꼴인데, 자기 돈으로 개인 건물을 산다면 과연 이런 거래를 하겠는가.

더욱이 강북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재정 여건이 최하위권이다. 이미 신청사 건립비만 해도 당초보다 361억 원이나 늘어나 4,360억 원에 달하고 준공마저 2년 가까이 미뤄졌다. 곳간이 비어가는 상황에서 빚을 내 40억 원대 노후 건물을 사들일 때 발생하는 이자 부담과 향후 계속 쏟아부어야 할 유지·보수비는 대체 누구 주머니에서 나온단 말인가.

임차와 매입 중 무엇이 유리한지는 추상적인 미래 가치가 아니라, 자금 조달 이자와 수리비, 기회비용을 모두 포함한 투명한 '숫자'로 입증해야 한다. 더군다나 감정평가 현장 실사도 거치기 전에 매입 의향서부터 건넸다는 정황은 정당한 절차마저 건너뛴 행정의 부실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구민의 세금은 구청장의 개인 쌈짓돈이 아니다. 47년 된 건물의 노후화를 '장점'이라 포장하며 5억 6,000만 원 상당의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정당화할 순 없다. 논리도, 실리도, 절차도 갖추지 못한 41억 원짜리 '황당한 노후 매입'은 지금이라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구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본지는 정창수 구청장에게 매물 호가보다 높은 감정평가액의 적정성과 '임차보다 매입이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구체적인 수치 및 산출 근거를 물었다. 47년 된 노후 건물의 안전 문제와 향후 수리·유지관리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를 장점으로 평가한 이유도 질의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답변은 없다.

수십억 원의 구민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매입의 필요성과 경제성을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판단의 근거를 설명하는 일은 사업을 추진하는 행정의 책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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