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추경호에 징역 20년 구형…"계엄해제 막으려 여당 108명 표 묶었다"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9-30 16:32:36
- 윤석열 전 대통령 무기징역 등 앞선 내란 사건 형량 거론하며 "중형 불가피" 주장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내란 특별검사팀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추경호 대구시장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추 시장이 당시 여당 원내대표의 지위를 이용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본회의 출석과 표결 참여를 조직적으로 차단했다며 "헌법을 거꾸로 쓴 행위"라고 규정했다.
조은석 특별검사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추 시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내란중요임무종사죄다.
특검은 최종 의견에서 "그날 밤 내란의 성패는 국회의 해제 의결에, 해제 의결의 성패는 151이라는 의원들의 숫자에 달려 있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군과 경찰을 투입했고, 피고인은 집권 여당 의원 108명의 표를 묶어두는 일에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국회 내에서 계엄 해제 표결을 봉쇄하는 '정치적 임무'를 수행해 내란에 가담했다는 논리다.
특검에 따르면 추 시장은 계엄 선포 직후인 0시 3분께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당사 집결을 공지한 뒤 새벽까지 이를 거두지 않았다. 이미 본회의장에 들어간 일부 의원들에게도 당사로 돌아오도록 요구했으며,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에게는 본회의 개의를 늦춰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게 특검 측 설명이다. 특검은 이를 두고 "계엄 해제 의결 여부가 관건인 12·3 내란의 결정적 국면에서 여당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봉쇄하는 적극적인 임무를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추 시장의 계엄 이후 행보도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특검은 계엄 해제 다음 날 열린 당·정·대 회의에 추 시장이 참석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임기 중단을 막기 위한 계엄 정당화 논리를 수립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과 특검 도입을 저지해야 한다는 방안을 논의·실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불성립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을 호소하는 정치 활동을 벌이고, 내란 수사를 "조작 수사"라고 규정하는 등 여론을 왜곡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증거 인멸 정황으로 지목된 휴대전화 폐기 정황도 구형 사유로 제시됐다. 특검은 추 시장이 2025년 5월 9일 휴대전화를 교체한 뒤, 계엄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한 점을 언급하며 "해당 날짜는 내란특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지 이틀 뒤"라고 강조했다. 수사 착수 움직임을 인지한 뒤 관련 자료를 없애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특검은 또 추 시장이 재판 내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 책임을 국회의장과 개별 의원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만약 의원총회 소집권을 쥔 피고인의 기만적인 공지가 없었어도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스스로 국회 출석을 포기하고 알아서 표결에 불참했을까"라며 추 시장의 책임을 재차 물었다.
추 시장은 그동안 공판 과정에서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여당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을 막을 의도도 없었으며, 원내대표로서의 통상적인 의원 관리 차원의 조치였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추 시장이 2026년 6월 3일 대구시장에 당선된 경력 역시 형사 책임이나 양형에서 참작될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직 당선이 내란 가담 행위의 책임을 경감할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 특검은 구형 의견에서 앞서 선고된 다른 내란 사건 피고인들의 형량을 상세히 열거하며 추 시장에 대한 중형 필요성을 부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됐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1심 징역 23년에서 항소심 징역 15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1심 징역 25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1심 징역 7년에서 항소심 징역 9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특검은 "어느 명령 계통에도 속해 있지 않았고 방법을 일러준 사람도 없었는데, 헌법이 계엄 해제 요구권을 맡긴 국회 안에서 그 권한을 거꾸로 썼다"며 "피고인의 책임은 앞서 중형을 선고받은 내란 가담자들과 비교해도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의 죄책에 상응하는 엄벌을 선고해 헌법을 배신하고 국민을 기만하면 어떤 죗값을 치르게 되는지를 만천하에 보여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과 피고인 측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는 가운데, 재판부가 추 시장의 행위를 내란중요임무종사죄에 해당한다고 볼지, 또 특검의 구형에 어느 정도 무게를 실을지가 향후 선고 공판에서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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