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공간에서 머무는 공간으로…고양시 도서관,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진화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7-16 17:04:45

- 인문학·예술·생태·미디어까지 품은 복합문화공간
- "책 빌리는 곳 넘어 시민의 삶을 연결하는 문화 거점"

▲ 민경선 고양특례시장.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도서관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책을 보관하고 대출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배우고, 소통하고, 경험하는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고양특례시가 추진하는 시립도서관 운영 방향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반영한다. 단순한 독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인문학과 예술, 생태, 미디어 교육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은 "도서관은 특정 세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삶과 맞닿아 있는 공간"이라며 "교육과 문화, 생활이 어우러지는 생활문화 거점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문학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다

고양시 14개 시립도서관에서는 올 하반기 총 18개의 인문학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대표 사업인 '길 위의 인문학'과 '지혜학교'는 단순 특강 형태를 넘어 최소 10회 이상, 약 3개월간 진행되는 장기 과정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이 단편적 지식 습득을 넘어 스스로 사고를 확장하고 삶을 성찰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 화정도서관.

화정도서관은 우리말과 우리글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는 '우리말, 우리글이 품은 세계'를 마련했고, 행신도서관은 문학과 영상 콘텐츠를 함께 읽는 '스크린과 활자 사이'를 운영한다. 동서양 문학 속 동물의 상징을 통해 고전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문학의 숲에 살고 있는 12동물'도 눈길을 끈다.

삼송도서관은 조선시대 역사와 미술사를 현장 탐방과 접목한 '조선의 르네상스'를 통해 체험형 인문학을 선보이며, 현대인의 불안과 존재 문제를 성찰하는 '문학으로 만나는 인간의 조건'도 운영한다.

아람누리도서관은 여행과 건축, 미술을 연결한 '트래블 랩소디 시즌2', '도시를 읽는 미술관'을 통해 문화적 시야를 넓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밖에도 마두도서관은 지역사 중심의 '왕릉으로 읽는 조선과 고양', 풍동도서관은 생태와 환경을 주제로 한 '에코 라이프 로그'와 심리 치유 프로그램 '위로학교'를 운영한다.

▲ 아람누리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대화도서관의 미술 인문학 강좌 '두 개의 시선, 하나의 삶', 주엽어린이도서관의 기후위기 교육 프로그램 '어린이 과학 특공대' 등 세대별 맞춤형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문화 접근성 확대…누구나 누리는 도서관

고양시 도서관 정책의 또 다른 특징은 문화 접근성 확대다.

주엽어린이도서관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 상주 작가 지원사업'에 선정돼 이탁근 그림책 작가가 상주하며 주민들과 함께 창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이 단순한 독자를 넘어 창작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 주엽어린이도서관 상주 작가.

장애인과 아동·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아람누리도서관은 국립장애인도서관 지원사업을 통해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호자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높빛도서관과 아람누리도서관은 지역아동센터와 사회복지시설과 연계해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정보·문화 접근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도서관의 미래, '생활문화 거점'

전문가들은 최근 공공도서관이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문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 높빛도서관 지혜학교 프로그램.

실제로 고양시 도서관은 인문학 강좌뿐 아니라 미디어 문해력 교육,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 창작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며 시민 참여형 공간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도서관 이용률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지역 공동체를 연결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프로그램 확대와 함께 전문 인력 확보, 예산 지원, 지역 문화기관과의 협력 체계 구축 등이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한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가 추진하는 도서관 혁신이 단순한 시설 운영 개선을 넘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문화 정책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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