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자강도 발사 26일 알았다…청와대 발표 논란

조남식

news@segyenews.com | 2017-07-31 10:44:58

靑, "北도발 알면서 27일 주말 휴가계획·28일 환경영향평가 실시" 발표한 셈
文대통령 6박 7일 휴가 떠나…야권선 "미사일 도발 등 엄중한 시국에 부적절" 비판

[세계뉴스] 조남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28일 자정 북한의 기습 ICBM미사일 도발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까지 긴급 소집하면서 대책을 지시하고선 태연하게 30일 6박 7일간의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떠나 논란이 일고 있다.

원래 문대통령은 29일 출발 계획이었으나 하지만, 28일 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로 하루를 늦춰서 갔다. 이에 야당 등 일각에선 "북한 ICBM 발사 상황에 휴가를 가도 되느냐"는 말이 나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예정된 휴가를 안 가면 국민들이 더 불안해할 것 아니냐"며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는 이틀 전인 지난 26일에 관련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고 했다.

▲ 30일 휴가 첫 날 평창을 찾은 문재인 대톨령이 난간에 서서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 세계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강원도 평창으로 휴가를 떠났다. 주영훈 경호실장과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등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점프대 등을 둘러보며 관계자를 격려한 뒤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1박을 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국내외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평창을 휴가지로 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수석은 "대통령은 북한 자강도 무평리에서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을 26일에 보고받았다"며 "미사일 발사 이후 진행된 한·미 간 일련의 대응 조치는 미사일 발사 사실을 몰랐다면 준비할 수 없는 내용들"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청와대 설명대로라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지난 27일 문 대통령의 휴가 계획을 출입 기자들에게 사전 브리핑했고, 28일에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전체에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청와대는 북한의 ICBM 발사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국방부는 그 16시간 전에 사드 포대의 연내 배치를 불가능하게 하는 발표를 했다는 것이다. 또 27일 합참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없다"는 브리핑도 내놨었다. 이 때문에 이틀 전 북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청와대의 설명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29일 한 때 "문 대통령의 휴가 계획이 보류됐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31일부터는 경남 진해의 군 휴양 시설로 옮겨 외부 접촉을 차단한 상태에서 나머지 휴가를 보낸다. 윤 수석은 "진해에서는 국정 운영에 대한 특별한 구상을 한다기보다 산책도 하고 그냥 푹 쉰다는 계획"이라며 "군 휴양 시설로 휴가지를 잡은 이유는 북한 미사일 발사 등 긴급한 상황에서도 관련 내용을 신속히 보고받고 화상 회의 등을 통해 군 통수권자로서의 지휘권을 행사하는 데 최적의 장소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기간 중에는 문 대통령이 해군 기지를 시찰하는 일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연차 휴가를 사용했다. 문 대통령의 올해 연차 휴가는 총 21일이다.


이 같은 대통령과 청와대 설명에 야당에서는 "북한이 ICBM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휴가를 간 것은 다소 안이하게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가위기상황에 따라 관저에 머물기도 하며 일정을 늦췄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IMF가 터진 1998년 취임 첫 여름휴가를 떠나지 않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우리 국민의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로 휴가를 취소한 적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1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이슈와 중부지방 폭우에 대응하느라 휴가를 늦게 떠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2014년 세월호 사태로 휴가 기간 관저에 머물렀다.

문대통령의 지론처럼 최대의 휴식이 최고의 능률을 가져올수 있다지만, 4대강국에 둘러싸여 뭐 하나 맘대로 펼칠수 없는 지경에 이른 대한민국이 북한의 초고도 전략무기인 핵과 탄도미사일의 기습도발로 일촉즉발의 국가위기를 맞아 자국민을 보호하는 방어수단이 마땅치 않은 현시점에 최고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쉼없는 휴가를 이행하고 떠난것이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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