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 N" 첫 공개… 한국형 핵잠, 자주국방의 문 열었다
탁병훈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5-26 17:55:13
- 저농축 우라늄 기반 독자 개발 추진… 세계 7번째 핵잠 보유국
- 北 SLBM 견제·인도태평양 전략 강화… “자주국방 전환점” 평가
[세계뉴스 = 탁병훈 기자] 대한민국이 마침내 핵추진잠수함 시대를 향한 첫걸음을 공식화했다. 정부가 2030년대 중반 선도함 진수를 목표로 한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개발 계획을 공개하면서, 30년 넘게 이어져 온 ‘핵잠 숙원’이 국가 전략사업으로 본격 추진된다.
국방부는 26일 경남 진해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한국형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사업명을 ‘장보고 N사업’으로 명명했다. 단순한 군 내부 구상이 아닌 범정부 차원의 핵심 전력 확보 사업이라는 점을 공식 천명한 것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핵잠 확보를 위한 예산·조직·특별법 등 11대 핵심 과업을 도출했다”며 “국방부를 중심으로 10개 부처와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TF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핵심 목표는 명확하다. 2030년대 중반 선도함을 진수하고, 후반기 실전 전력화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형 핵잠은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장을 탑재한 공격형 핵추진잠수함이다. 핵연료는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며, 국내 원자로·조선 기술을 활용해 한국 내에서 독자 개발·건조하는 방식이다.
핵잠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간 잠항 능력이다. 디젤 잠수함처럼 자주 부상할 필요가 없어 은밀성이 압도적으로 높고, 고속 기동과 장거리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군 당국은 특히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 대응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고래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을 장거리에서 지속 추적·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핵잠 보유 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며 “인도태평양 차원에서는 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전략적 견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규모 역시 초대형이다. 군은 최소 5000톤급 핵잠 4척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척당 건조 비용은 2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기반 플랫폼은 한국이 독자 설계한 3세대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Ⅱ ‘장영실급’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원자로와 장기 잠항 체계를 결합한 차세대 잠수함 개념이 적용된다.
해외 협력 후보로는 프랑스가 거론된다. 특히 5400톤급 ‘바라쿠다급(쉬프랑급)’ 핵잠이 한국형 모델의 유력한 참고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무기 개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맞물려, 한국군의 독자적 전략 억제 능력을 과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동시에 최대 60조 원 규모로 평가되는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이 핵잠 보유국 반열에 오를 경우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인도에 이어 세계 7번째 핵추진잠수함 보유국이 된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핵연료 조달과 국제 비확산 체제 문제, 미국과의 기술 협력 범위, 천문학적 유지 비용 등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한국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한다”며 “국제사회 신뢰를 바탕으로 핵 비확산 의무를 투명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30년 넘게 논의만 반복됐던 한국형 핵잠 사업. 이제는 구상이 아니라 국가 전략으로 공식 궤도에 올랐다. 한반도 바다 아래에서 시작될 새로운 전략 균형이 동북아 안보 지형까지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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