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는 롯데, 경영진은 '침묵모드'

권태우

news@segyenews.com | 2015-08-08 14:31:51

총수일가 책임 있는 모습 절실

▲ 롯데월드타워  © 세계뉴스

[서울=세계뉴스] 권태우 기자 =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롯데에 대한 여론도 점점 악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8일 재계 등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 총수일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한 지난 3일 이후 양측 모두 일주일 가까운 시간동안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물밑으로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대비한 세(勢) 결집에 총력을 다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적어도 겉으로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롯데 총수일가와 롯데그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가 전체를 혼란스럽게 해놓고 자신들의 경영권에만 급급할 뿐 누구 하나 자성과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 경영권 분쟁 사태는 지난 3일 신동빈 회장이 귀국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연일 폭로전을 벌이는 등 긴박하게 흘러갔다. 이에 신동빈 회장이 귀국하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전쟁은 한층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은 귀국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그룹의 현안을 챙긴다는 명분 하에 귀국 직후 현장을 잠시 둘러봤고, 이후에는 집무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신동주 전 부회장측마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롯데그룹 사태는 일주일 가까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론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형제간의 막장 경영권 다툼으로 인한 이미지 추락과 분쟁 과정에서 '사실상 일본기업'이라는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 증가, 여기에 뒷전에서 자신들의 경영권 다툼에만 몰두할 뿐 국가 혼란 등에 대해서는 모른척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이에 총수일가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분쟁 종결 이후 롯데그룹이 정상화되는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영권은 승자가 가져갈 수 있을지 몰라도 등을 돌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와 정치권까지 본격적으로 압박을 시작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그룹은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모습이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오히려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이 이는 등 역효과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제2롯데월드 외벽에 태극기를 부착한 것이다. 롯데측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부착한 것이라고 하지만, 외부의 평가는 '일본기업'이라는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희석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네티즌들은 "일본 기업이 한국에서의 장사 발판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구나" 등 비난 일색이다. 게다가 과거 일본 롯데가 아사다마오를 후원한 것까지 들먹이며 롯데그룹을 비난하고 있다.


전날 롯데그룹이 갑자기 발표한 고용 계획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은 2018년까지 2만4000명의 청년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재 그룹의 위기 상황을 의식한 내용"이라며 "여론무마용이기도 하고 전날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발언에 맞춰 정부의 뜻에 적극 따르겠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런 모습들은 한계가 있다"며 "총수일가가 책임을 지겠다는 한시라도 빨리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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