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비로 치료·난방·식사까지 챙긴 뒤 공적 지원 연계한 해경 부부 선행
[세계뉴스 = 윤준필 기자] 지난 설 연휴, 귀향길에 오른 한 해양경찰관 부부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생명이 위태로웠던 모녀를 극적으로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남 함평의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이 사연은 이웃의 세심한 관심이 한 가정을 살렸다는 점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목포해양경찰서 예방지도계장 이종선(60) 씨와 부인인 목포중앙초등학교 조리공무원 윤옥희(59) 씨다. 두 사람은 설 연휴 동안 고향인 함평을 다녀오던 중 평소와 달리 이웃집에서 인기척이 전혀 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평소 외부와의 교류가 거의 없던 가정이었지만, 유난히 감도는 적막에 이상 징후를 감지한 부부는 직접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집 안으로 들어선 부부는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차가운 방바닥 위에 40대 어머니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실내는 실외와 온도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냉골이었고, 곁에는 9세 딸이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다. 집 안 어디에서도 식사 흔적이나 준비된 음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웃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 가정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 제도와 공적 지원망의 손길이 닿지 못한 전형적인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셈이다.
상황의 위급성을 직감한 이 계장 부부는 곧바로 119와 의료기관에 연락하는 대신 직접 차량으로 모녀를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응급실에서 진료를 맡은 담당 의사는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폐와 간, 위 등 주요 장기가 크게 손상돼 복부에 복수가 찬 상태로,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는 소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의 도움은 병원 이송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모녀의 진료비와 집 난방용 기름값을 사비로 먼저 결제하며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갔다. 또 며칠째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9세 딸을 위해 인근 읍내 식당에서 떡국과 간식을 직접 사서 건네며 아이의 허기를 달랬다.
이 계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관할 면사무소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긴급 생계 지원과 복지 서비스를 신속히 연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해당 면사무소는 이 모녀를 대상으로 생계 지원을 포함한 복지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예방지도계장은 자신의 행동을 두고 “이웃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복지 사각지대 해소는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더 이상 이런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례는 제도권의 촘촘한 복지망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틈새를 이웃의 관심이 메운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위기 가구가 지역 곳곳에 더 있을 수 있는 만큼, 이웃 간의 관심과 더불어 지자체와 복지기관의 선제적 발굴·지원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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