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점용시설 305건 적발하고도 영업 반복…우이동 계곡 단속 실효성 논란
- 장관·구청장 잇단 단속 지시도 한계…"대통령이 나서야 우이동 계곡 해결되나"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 강북구 우이동 계곡의 불법시설과 영업행위가 강북구의 집중단속 방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강북구가 불법 상행위에 대해 주말 집중 단속을 연장하고 합동 점검을 벌이고 있으나, 본지가 지난 9일에 이어 17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여전히 일부 업소 주변에는 천막 아래 평상과 탁자가 설치된 채 영업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날은 비가 내려 이용객이 붐비지 않았을 뿐, 이전과 비교해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영업행위가 강북구가 주말 집중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강북구는 지난 2일 정창수 강북구청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불법 상행위와 단속 상황을 점검하고, 우이동 계곡의 불법 상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주말 집중단속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북구는 불법 자진 신고기간 6월 30일 이후, 당초 8월 17일까지 예정됐던 집중단속 기간도 9월 20일까지 연장했다. 또한 건설관리과·보건위생과·공원녹지과·치수과 등 4개 부서로 합동점검반을 구성하고, 매주 토·일요일 우이동 계곡 일대의 불법 상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강북구는 하천구역 무단점용에 대해서는 행정대집행과 형사고발을 추진하고, 불법 옥외영업에 대해서는 영업정지나 영업장 폐쇄 등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단속이 집중돼야 할 주말 현장에서 불법시설과 영업행위가 확인되면서 강북구의 단속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불법 점용시설 305건 적발…수개월 지나도 반복
우이동 계곡의 불법시설 문제는 올해 처음 불거진 사안도 아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4월 23일 강북구 우이동 인수천을 찾아 하천·계곡 불법 점용시설 정비 실태를 직접 점검했다.
당시 강북구가 파악한 인수천 일대 불법 점용시설은 305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상과 데크, 천막 등 영업을 위한 시설이 상당수 포함됐으며 적발 업소도 10곳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에도 하천구역 내 불법시설에 대한 철거와 원상복구 필요성이 강조됐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유사한 시설과 영업행위가 다시 확인되면서 적발 이후 실제 철거와 원상복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재설치에 대한 사후관리가 있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하천·계곡 불법행위 근절 정책은 철거 대상으로 천막·평상 등 불법시설물뿐 아니라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건축물과 공작물까지 포함된다.
주민들 "장관·구청장 지시에도 안 되면 대통령이 나서야"
현장을 지켜본 주민들 사이에서는 행정기관의 단속 의지 자체를 넘어 실질적인 행정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주민은 "장관이 현장까지 찾아와 철거를 강조하고 구청장도 직접 단속을 지시했는데도 불법행위가 계속된다면 도대체 누가 해결할 수 있느냐"며 "이 정도라면 대통령이 나서야 우이동 계곡 문제가 해결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단속을 발표하는 것과 실제로 불법시설을 철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구청장의 근절 의지가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구청장의 지시가 현장 행정으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반응은 단순한 민원 차원을 넘어 강북구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창수 구청장, 첫 시험대…행정력 평가
우이동 계곡 불법시설 문제는 정창수 강북구청장의 행정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정 구청장이 취임 이후 불법시설과 불법영업 근절을 강조하고 직접 현장까지 찾아 단속을 지시한 만큼, 이제는 말보다 결과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이번 집중단속을 통해 실제 불법시설을 얼마나 철거하고, 원상복구를 얼마나 이끌어내며, 반복되는 불법영업을 얼마나 차단할 수 있는지가 정 구청장의 행정 능력과 의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법시설이 계속 방치될 경우 강북구의 행정력과 단속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이 커질 수 있고, 반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정비하고 재발까지 차단한다면 행정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단속 횟수보다 결과가 중요"
우이동 계곡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단속을 몇 차례 실시했느냐가 아니다. 불법시설을 몇 건 적발했는지, 실제 몇 건을 철거했는지, 원상복구가 완료됐는지, 재설치된 시설에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등 행정의 결과가 확인돼야 한다.
특히 주말마다 불법 영업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현장 단속 인력을 확대해 불법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행정 의지를 보여야 하며, 단속 이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사후관리도 병행돼야 한다.
강북구가 9월 20일까지 주말 집중단속을 연장한 만큼 앞으로는 '단속을 했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계곡과 하천 주변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행정의 기본 책무이기 때문이다. 이번 집중단속이 정창수 구청장의 불법시설 근절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행정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결과가 될지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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