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다원시스 대표 '사기' 고소…5호선 신조 전동차 납품 파행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2-09 15:10:50

- 5·8호선 신조 전동차 납품 지연 장기화에 유지보수 비용 104억 원 추가 부담
- 선금 995억 중 2건에서만 995억 원 중 995억 원 상당 사용 의혹…민·형사 제기
서울교통공사.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5호선 신조 전동차 구매 사업과 관련해 제작사인 ㈜다원시스와 박선순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수천억 원 규모의 전동차 교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가운데, 선금 수백억 원의 용도 외 사용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형사 책임을 직접 묻겠다는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9일 다원시스를 상대로 열차 납품 지연과 계약 위반, 선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수원 영통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민사상 지체상금 부과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고, 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수사 의뢰 배경을 설명했다.

공사는 노후 전동차 교체를 위해 2023년 다원시스와 5호선 전동차 200칸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비는 약 2,200억 원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공사가 보유한 전동차 3,667칸 가운데 38%인 1,385칸이 운행 25년을 넘긴 노후 차량으로, 안전성과 안정적 운행을 위해 순차 교체가 진행 중인 핵심 사업이다.

계약에 따라 다원시스는 올해 2월까지 초도 차량을 납품해야 했지만, 경영 악화를 이유로 단 한 칸도 납품하지 못했다. 내년까지 전체 물량을 공급해야 하는 계약 구조지만, 현재 사전 설계 단계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는 다원시스가 제출한 공정 만회 대책의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 “계약상 납기 기한 준수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

납품 지연과 함께 선금 사용을 둘러싼 의혹도 커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 기준에 따르면, 발주처가 지급한 선금은 해당 계약의 자재 구입, 노무비 지급 등 계약 목적에 한해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공사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5호선 200칸 계약과 관련해 지급된 선금 가운데 407억 원에 대한 세부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공사는 이 자금이 타 사업의 적자 보전 등 임의 용도로 유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선금 반환 청구 및 보증보험 청구 등 법적 회수 절차에 착수했다.

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선금 사용 내역서를 제출받아 선금 집행의 적정성을 점검해 왔으며, 전문 회계사를 투입한 선금 검증 용역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 고소는 이러한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을 형사 문제로까지 확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원시스와의 납품 차질은 5호선뿐 아니라 5·8호선 신조 전동차 사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공사는 2021년 다원시스와 5·8호선 전동차 298칸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물량 역시 납품 지연이 장기화되고 있다.

다원시스는 지난해 7월 제작 공정 정상화를 위해 김천공장에 해당 물량 생산 전용 라인을 확보하겠다는 확약서를 공사에 제출했지만, 실제로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부품 공급업체들에 대한 대금 미지급으로 주요 자재와 부품 수급이 불안정해진 점도 지연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신규 차량이 제때 들어오지 못하면서 공사는 노후 전동차를 계속 운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그 결과 중정비 검사와 정밀안전진단 등 유지보수에만 약 104억 원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1월 12일 이 같은 손해 비용을 다원시스에 공식 통보했으며, 미 납부 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비용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5·8호선 298칸 계약에서도 선금 사용과 관련한 의혹이 반복됐다. 다원시스는 해당 계약 선금을 전액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공사에 제출하지 못한 세부 증빙 금액이 588억 원에 이른다. 공사는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 선금 검증 용역과 종합감사 결과를 토대로, 필요 시 이 건에 대해서도 추가 고소에 나설 계획이다.

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신조 전동차 제작 리스크 안정화 TF’를 구성해 전사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TF에는 전문 회계사가 참여해 선금 검증을 수행하고 있으며, 외부 법률 자문을 통해 납품 지연과 제작사의 경영 악화 등 이례적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공사는 올해부터 전동차 발주 및 평가 체계 전반을 손질해 유사 사태 재발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작사의 재무구조 평가 비중을 높이고, 저가 수주를 억제하는 장치를 평가 항목에 반영해, 가격 경쟁력만으로 대형 사업을 수주한 뒤 이행에 차질을 빚는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노후 전동차로 인한 시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체 사업의 공정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통해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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