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꺼낼 필요 없다'…서울 지하철, 2027년 태그리스 결제 도입
차성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9-08 16:39:26
- 외국인·교통약자 위한 EMV·태그리스 기반 차세대 서비스 구축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서울 지하철 1~8호선 개집표기가 10년 만에 전면 교체되며, 2027년부터는 교통카드를 꺼내 단말기에 찍지 않고도 개집표기를 통과하는 '태그리스(Tagless)' 이용 방식이 도입된다. 외국인 승객을 위한 국제표준(EMV) 기반 결제 인프라도 함께 구축된다.
서울교통공사(공사)는 지난달 말 '3기 교통카드 수집시스템 구축사업' 사업자 공모를 실시했으며, 오는 12월까지 사업자를 선정한 뒤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17년 구축된 기존 시스템을 차세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작업으로, 1~8호선 276개 역에 설치된 교통카드 단말기 6,101대를 비롯해 역전산기, 정산기, 충전기 등 요금 결제·수집 설비 전반이 대상이다.
공사는 단순 교체를 넘어 새로운 교통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을 함께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개집표기 단말기는 카드 접촉부와 화면이 분리된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카드 접촉부와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화면 일체형 신형 단말기로 교체된다.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워 요금과 처리 결과 등 주요 정보를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카드 접촉 위치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개선해 승객들이 태그 위치를 찾지 못해 재접촉하거나 통행이 지연되는 문제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3기 시스템의 핵심 변화는 태그리스 서비스 도입이다. 태그리스는 승객이 교통카드를 꺼내 단말기에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소지한 채 개집표기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이용 방식이다. 양손에 짐을 든 승객은 물론, 휠체어 이용자와 시각장애인, 고령자 등 교통약자가 개집표기에서 카드를 꺼내 정확한 위치에 대야 하는 불편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공사는 태그리스 기능을 교통약자 전용 개집표기에 우선 적용한 뒤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 승객 편의를 위한 EMV(Europay·Mastercard·Visa) 기반 개방형 결제 환경도 선제적으로 구축한다. EMV 결제는 EMV 규격이 탑재된 신용·체크카드를 단말기에 태그해 결제하는 국제표준 시스템으로, 공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EMV 결제를 지원할 수 있는 개집표기 단말기와 시스템 인프라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해외 발급 신용·체크카드 등으로도 서울 지하철을 포함한 대중교통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다만 EMV 단말기 구축이 곧바로 해외 발급 카드의 서울 지하철 이용 개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대중교통 결제 서비스 시행을 위해서는 수도권 대중교통 운영기관 간 시스템 연계, 정산체계 구축, 관련 제도와 수수료 조정 등에 대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공사는 이번 사업에서 EMV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시스템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고, 실제 서비스 개시 여부와 시기는 관계기관 협의와 절차에 따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3기 교통카드 수집시스템 구축사업은 개집표기 단말기와 관련 설비를 차세대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지하철 이용 방식을 새로운 기술 환경에 맞게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공사는 보고 있다. 12월 사업자 선정 후 시스템 구축과 충분한 시험·검증 과정을 거쳐, 2027년 12월 태그리스 서비스를 포함한 3기 교통카드 수집시스템 서비스를 공식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이번 3기 교통카드 수집시스템 구축사업은 기존 시스템을 단순히 교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지하철 이용 경험 자체를 한 단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태그리스와 EMV 등 새로운 교통서비스의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교통약자와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승객이 보다 편리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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