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 전신마취제까지 풀렸다…4년간 44억 원치 불법 유통
차성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3-24 14:46:24
- 최대 32만 명 동시 투약 분량 마취제 유통…총책 40대 남성 구속, 6명 검거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전신마취제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 전문의약품을 대규모로 불법 유통·판매한 일당 6명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총책 A씨(40대·남)를 구속했다. 이들은 약사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에 따르면 총책 A씨는 약국 개설자나 의약품 도매상 등 합법적으로 의약품을 취득·판매할 수 있는 자격이 없음에도, 2021년 8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약 4년에 걸쳐 전문의약품을 불법으로 공급했다. 이 기간 동안 이뤄진 거래는 총 1만2,155회, 금액으로는 약 44억3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공급처는 헬스장 트레이너 등 다수의 개인이었다.
특히 이들이 불법 유통한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는 1,600박스(앰플 16만 개, 총 160만 ㎖) 규모로, 최대 32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에토미데이트는 전신마취 유도 목적으로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으로, 호흡 억제, 부신 기능 저하, 의식 소실 등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있어 의료인의 엄격한 관리·감독 아래에서만 사용돼야 한다.
올해 2월부터 에토미데이트는 오·남용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돼 마약류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된 모든 제품은 수입, 판매, 구입, 폐기, 투약 등 전 단계에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취급 내역을 보고해야 하는 관리 대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의자들은 이 같은 규제를 무시한 채 불법 유통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는 텔레그램 등 해외 서버 기반 메신저를 통해 주문을 받고, 우체국 택배와 퀵서비스를 이용해 전국으로 의약품을 발송했다. 대금은 대포통장을 통해 수령했으며, 발송인 이름과 주소를 수시로 바꾸고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지속적으로 삭제하는 등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치밀한 수법을 동원했다.
불법 유통 품목에는 에토미데이트 외에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이 포함돼 있었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근육 강화 목적으로 운동·헬스계에서 오남용되는 대표적인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를 남용할 경우 간·신장 기능 저하, 정자 수 감소, 전립선 변화, 여성형 유방(여유증), 피부 괴사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식약처는 전문의약품과 마약류를 비의료인이 불법 유통·판매하는 행위가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고 보고, 온라인·오프라인 유통망을 대상으로 한 단속과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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