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력·중대·반복 범죄 촉법소년만 13세부터 형사처벌 검토
정서영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7-14 13:41:25
- 공론화 협의체 '현행 유지' 권고에서 조건부 연령 하향으로 선회한 정부 기조 변화
[세계뉴스 = 정서영 기자] 정부가 강력·중대·반복 범죄를 저지른 형사미성년자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지시한 지 약 4개월 만에 구체적인 제도 변경 방향이 가시화된 셈이다. 최근 촉법소년이 연루된 강력 범죄가 잇따르고, 이를 소재로 한 드라마까지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정부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성평등가족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대한 공론화 결과와 제도 개선 권고안을 보고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시민참여단 숙의 결과를 고려해 강력 중대범죄 연령을 낮추되, 범정부 추진 체계를 통해 후속 제도 개선 과제를 긴밀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성평등가족부는 앞서 3~4월 두 달간 ‘촉법소년 연령 사회적대화 협의체’를 운영하며 공론화 절차를 진행했고, 시민참여단 숙의토론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한 결론을 이번 국무회의에 상정했다.
시민참여단 212명을 대상으로 한 숙의토론 결과,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 연령을 하향하자’는 의견이 46.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든 범죄 유형에 대해 일괄적으로 연령을 낮추자는 의견은 30.2%, 현행 기준을 유지하자는 응답은 17.0%였다. 단순·경미 범죄까지 포괄하는 전면 하향보다는, 특정 범죄에 한정해 형사책임 연령을 조정하자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령 기준을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낮춰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현행 ‘만 14세 미만’을 ‘만 13세 미만’으로 1세 하향하자는 응답이 55.8%로 가장 많았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생일이 지나 만 13세가 된 중학교 1학년 학생도 기존 만 14~18세와 마찬가지로 보호처분뿐 아니라 징역·금고 등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원 장관은 “청소년의 형사 책임 능력을 판단할 때 청소년기 정신적 발달 특성과 자기 통제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연령을 하향하더라도 상당수는 보호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소년보호처분에 대한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연령 기준만 낮출 것이 아니라, 보호처분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번 검토 방향은 공론화 초기와는 결이 다르다. 협의체는 지난 4월 30일 공론화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연령 하향이 실제 범죄율 감소로 이어진다는 근거가 부족하고, 소년범에 대한 낙인 효과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현행 연령 기준 유지를 골자로 한 권고안을 의결했었다. 그러나 이후 피해자 보호 요구가 거세지고, 중대 범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공론화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정부는 추가 검토를 거쳐 약 두 달 반 만에 ‘조건부 연령 하향’이라는 수정된 방향을 내놓았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촉법소년은 2만 1095명에 달한다. 범죄 유형별로는 절도 1만 110명, 폭력 5520명, 교통·마약·사기·횡령·풍속범 등 기타 범죄 4639명 순으로 많았다. 이 가운데 강력범죄로 검거된 촉법소년은 826명으로, 강간·추행이 739명, 방화 81명, 강도 6명이었다. 살인으로 검거된 촉법소년은 한 명도 없었다.
정부가 이번에 검토 중인 방안은 모든 촉법소년을 일괄적으로 형사처벌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까지 낮추는 ‘선별적 하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구체적인 범죄 유형과 적용 기준, 보호처분 제도 개선 방향 등은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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