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①] '사무소 허가' 건물, 사용승인 22일 뒤 교회… 이순희 강북구 건축행정 논란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3-11 08:24:10
- 건축 완료 전 예닮장로교회 조감도 홍보 정황 확인
- 대법원 "처음부터 다른 용도 의도했다면 허가 취소 가능"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전국적으로 위장 건축 사례가 적지 않지만, 행정을 총괄하는 이순희 강북구청장의 가족이 신축한 건물에서 편법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남편이 담임목사로 운영하는 교회를 새로 단장하는 것 자체는 비난받을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사무소로 건축 허가를 받아 사용승인을 받은 뒤 곧바로 종교시설로 용도를 변경하는 방식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바로 행정 절차를 우회하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논란은 건축 허가 이전부터 종교시설 사용 계획이 진작 드러났다. 예닮장로교회는 2025년 11월 11일 설립 35주년을 기념해 벌꿀 세트를 제작해 교인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당 건물 사용승인(2026년 2월 2일) 이전 시점이다.
이 때문에 건축 허가 신청 단계부터 실제 사용 목적이 종교시설이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무소로 허가를 받은 행위가 허가 목적을 벗어난 이른바 ‘위장 건축’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당 건물은 사무소로 사용승인을 받은 지 불과 22일 만에 종교집회장으로 표시 변경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예닮장로교회가 설립 35주년 기념품으로 제작해 배포한 벌꿀 세트에는 신축 교회 조감도가 인쇄돼 있었으며, 이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건물의 모습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축 업계에서는 사용승인 직후 종교시설로 전환된 점을 들어 처음부터 종교시설 사용을 염두에 둔 건축이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강북구의회에서도 제기됐었다. 강북구의회는 제287회 제2차 도시복지위원회 정례회(2025년 12월 1일)에서 노윤상 의원이 우이동 예닮교회 신축과 관련, 본지 보도를 언급하며 건축 허가의 적정성을 질의했다.
노 의원은 “기사에 따르면 2층이 예배당으로 활용된다고 하는데 2층 허가는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받은 것이 맞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강북구 건축과장은 “배부된 자료에 보시면 그렇게 돼 있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건축법 시행령 규정을 언급하며 “건축법시행령 별표 제6호에 따르면 종교시설은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건축과장은 “종교시설과 종교집회장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 의원은 다시 “기사 내용이 맞다면 건축 이후 위반사항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꼼꼼하게 살펴주시기를 바란다”며 “6호에 종교시설 종교집회장으로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이라고 가번에는 그렇게 돼 있다. 나번에는 종교집회장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에 설치하는 것은 봉안당이라고 돼 있다. 알고 있느냐”며 행정 점검 필요성을 제기했고, 건축과장은 “네”라고 하면서 파악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허가 단계에서 행정기관의 검토 책임을 강조한다. 개발제한구역은 일반 지역보다 건축 행위가 엄격하게 제한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건축 허가 과정에서 실제 사용 목적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강북구 건축과는 구의회 질의 과정에서 종교시설 관련 문제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건축주가 종교시설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건물을 사무소로 허가 신청했다면 행정기관이 실제 사용 목적을 추가로 확인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종교시설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건물을 사무소로 허가 신청했다면 행정기관이 최소한 의문을 가지고 검토했어야 한다”며 “검증 없이 허가가 이뤄졌다면 행정 책임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법원 판례 역시 허가 목적과 실제 사용 목적이 다른 경우 행정청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례는 “건축 허가를 받을 당시부터 다른 용도로 사용할 의도가 있었다면 이는 허가 목적을 기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행정청은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건축 허가 이후 단기간 내 용도 변경이 이루어진 사례는 건축 허가 당시 실제 사용 목적을 둘러싼 분쟁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이번 사례 역시 사무소 허가를 받아 실제로는 종교시설로 사용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허가 목적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북구 건축과가 사전에 종교시설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던 이러한 정황을 종합하면 허가 과정에서 행정 내부 검토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행정 특혜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건축과 관계자는 “면적이 500㎡ 미만으로 제2종 근린생활시설 범위에서 종교집회장으로 표시를 변경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점과 행정 판단의 적정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허가 당시 실제 사용 목적을 알고도 사무소로 허가가 이뤄졌다면 행정 절차 자체가 왜곡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용승인 사례처럼 건축법의 허점을 이용한 유사한 용도 변경 신청이 이어질 경우, 강북구가 이를 제어하기 어려운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문제를 함께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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