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뉴스 차성민 기자]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보좌관을 지낸 나경범 경남도 서울본부장이 5일 조사를 받았다.
나 본부장은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지시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현 경남지사)에게 1억 원을 전달하는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으로부터 1억이 든 쇼핑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전 부사장은 “강모 전 보좌관에게 전화해 ‘홍 후보를 꼭 만나야 한다’고 부탁, 강 씨가 수행비서와 연결해 줘 홍 후보와 접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윤 전 부사장은 “(장씨) 아내가 운전한 차로 국회 의원회관 지하주차장에서 내린 뒤 홍 지사의 에쿠스 승용차에 홍 지사와 동승해 돈을 든 쇼핑백을 건넸고, 동석해 있던 나씨가 쇼핑백을 들고 나갔다”는 것이다.
검찰은 윤 전 부사장의 상세한 진술에 따라 나 씨와 강 씨 등 홍 지사의 핵심 측근을 이날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나 씨를 상대로 캠프 운영 자금 문제를 윤 전 부사장과 논의한 적이 있는지, 윤 전 부사장이 건넨 쇼핑백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했다.
나 씨는 검찰에서 “윤 전 부사장과는 오랫동안 연락한 적도 없고 친분이 깊은 관계도 아니다. 의원회관에서 돈을 받았다거나 차량에 동승해 받았다는 얘기는 모두 허구”라면서 “당시 윤 전 부사장과 동석한 사실이 없으며 1억원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는 “당시 전당대회 일정으로 전국을 돌던 홍 지사를 만나기 힘들었기 때문에 윤 전 부사장이 (홍 지사와 만남을) 요청한 기억은 있다. 그러나 실제 홍 지사와 만났는지, 돈을 주고받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나 씨와 윤 전 부사장을 대질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나 씨는 2001년부터 홍 지사의 보좌관을 지냈으며 2010, 2011년 두 차례 전당대회를 치를 때 홍 지사의 경선 캠프에서 회계 및 재정을 담당했다.
앞서 홍 지사는 돈 전달 과정에서의 ‘배달 사고’ 가능성을 비친 바 있다. 최근에는 성 회장이 남긴 ‘8인 리스트’를 ‘앙심 리스트’라며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홍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뒤 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통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자금 수수 액수가 2억 원이 넘을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게 실무적 관례라는 점에 비춰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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