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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난성 러양시 라오쥔산(老君山) 낭떠러지 런웨이(RUN-WAY)에서 공포의 즉석 워킹이 시작됐다. © 세계뉴스 |
[세계뉴스 미디어팀] 중국 내륙의 험준한 악산 가운데 하나인 허난성 러양시 라오쥔산(老君山)은 사람의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절벽 트래킹 코스로 유명하다.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깎아지른 듯 한 바위 절벽에 성인 허리 높이의 3단 난간이 산등성이를 빙 둘러 설치돼 있다. 이 난간에 의지해 한 발 한 발 무거운 걸음을 옮기는 스릴감을 즐기러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런 아찔한 고난도 트래킹 코스에 미녀들이 나타났다. 모두 아찔한 빨간색 비키니 차림에 아슬아슬한 블랙 킬힐을 신고 있다. 국제 비키니 미인 선발대회 중국 화중지역 결선에 오른 10명의 미녀들은 긴장감, 아니 공포감을 이겨내려는 듯 하나같이 이를 악물고 있다.
낭떠러지 런웨이(RUN-WAY)에서 공포의 즉석 워킹이 시작됐다. 미녀들의 미소 띤 얼굴에선 왠지 모를 긴장감이 묻어나는 듯 했다. 울퉁불퉁한 콘크리트 바닥을 비틀비틀 걸으며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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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난성 러양시 라오쥔산(老君山) 낭떠러지에서 뒤 태 워킹을 보여주고 있는 참가자들. © 세계뉴스 |
여기에 심사위원단은 앞 모습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겁에 질린 미녀들에게 뒷 태를 보여 줄 것을 요구했다. 한 미녀가 간신히 넘어 온 절벽 길을 다시금 손에 땀을 쥐어가며 조심스레 되짚어가던 중 순간 삐끗 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족히 20센티미터는 됨 직한 킬힐이 벗겨졌다. 서둘러 신을 고쳐 신고 워킹은 마무리했지만 런웨이 적응력 부족으로 대량 감점이 예상된다. 이쯤되면 이게 무슨 미녀 선발 대회인지 서커스단 입단 테스트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회 주최 측은 "수많은 미인대회가 얼굴과 몸매만 심사하는 것과 달리 두려움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진정한 미녀를 뽑고자 절벽 워킹을 테스트 했다. 이건 세상 그 어느 미인대회에도 없는 독특하고 어느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할 선발 기준이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미인대회가 황당한 선발 기준으로 물의를 빚은 건 이번만이 아니다. 2012년에는 후베이성의 한 대학이 캠퍼스 미인선발대회 심사기준 50가지를 발표했다. 미인의 기준이라며 구체적인 신체 수치를 표시해서 여성 비하, 성 상품화 논란을 일으켰는데 그 중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참가자의 가슴은 탄탄해야 하며 유두 사이의 수평 거리는 20센티미터 이상이어야 한다' 는 등 이에 여성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주최 측이 논란이 된 심사 기준을 내렸지만 저급한 여성관이 두고두고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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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뉴스 |
미녀의 도시로 불리는 충칭에서 열린 미스 인터내셔널 지역대회에서는 1, 2, 3위를 차지한 수상자들의 미모가 볼품이 없다는 지역 언론들과 일부 네티즌들의 반발에 굴복해 주최측이 수상자 선정을 번복하고 추가로 3명을 더 뽑아 본선에 올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성의 미를 두고 희한한 여론 재판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선례가 만들어지자 뒤이어 하이난에서 열린 미인대회도 수상자이 일반인만도 못하다느니, 심사위원들의 감각이 엉망이니 어쩌니 하며 '추녀대회' 논란이 재연됐다.
지대물박(地大物博) 땅 넓고 없는 게 없고 14억이나 되는 사람 대국이니 중국에 미인대회가 많은 걸 두고 시비를 걸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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