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설날 메시지를 통해 밝힌 소원은 분명했다. “어둡고 헝클어진 세상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다짐, 그리고 “불의와 부당함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이다. 대통령 개인의 소회로 들릴 수 있지만, 그 문장들은 사실상 시대를 향한 선언에 가깝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권한으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력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권한’을 원했다는 20년 전의 외침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이제 남은 것은 증명뿐이다.
정치는 종종 약속의 언어로 가득 차 있지만,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수사가 아니라 작동이다.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겠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겠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세우겠다”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문제는 그 말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느냐는 것이다.
대통령이 말한 ‘제대로 된 세상’은 선택적 정의가 아닌, 예외 없는 원칙 위에서만 가능하다. 진영에 따라, 지위에 따라,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잣대로는 결코 불의와 부당함을 뿌리 뽑을 수 없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반칙 없는 세상에 대한 외침이 아니라, 반칙을 끊어내는 결단이다.
그 결단의 상징이 바로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정치다. 아픈 선택일지라도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까운 사람, 같은 편, 심지어 스스로에게도 엄격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의는 상대를 겨누는 칼이 아니라, 스스로를 먼저 향하는 기준일 때 비로소 힘을 갖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처럼 “이제 전력 질주만 남았다”면, 그 질주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어야 한다. 공정이 선언에 머물지 않고 제도와 관행으로 굳어지고, 특권이 사라진 자리에 상식이 뿌리내릴 때 비로소 약속은 현실이 된다.
국민은 거창한 구호를 원하지 않는다. 누구도 부당하게 남의 것을 빼앗지 못하는 사회, 억울함이 권력의 크기로 결정되지 않는 나라, 법과 원칙이 사람을 가리지 않는 공동체를 원할 뿐이다.
반칙 없는 세상이라는 대통령의 외침이 일회성 메아리로 흩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 약속이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예외 없이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약속은 말로 완성되지 않는다. 스스로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을 때, 그때 비로소 한 시대의 정치가 신뢰를 얻는다. 이제 공은 대통령의 실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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