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에 쌓는다"… 국내 첫 지상 방폐장 준공

석숭조 기자

hoopsuk2000@hanmail.net | 2026-05-16 05:34:12

- 경주 표층처분시설 준공… 저준위 방폐물 12만5천 드럼 처리 가능
- 동굴형 이어 지상 처분 기술 확보… 세계 첫 단일부지 복합 운영 사례
- 고리1호기 해체 앞두고 폐기물 대응력 강화… 고준위 방폐물은 과제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15일 표층형 중·저준위 방폐시설물 준공식을 가졌다 .


[세계뉴스 = 석숭조 기자]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땅속 동굴에 보관해오던 국내 처분 체계가 처음으로 ‘지상형’까지 확대됐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저준위 폐기물을 지표면 가까이에 저장하는 표층처분시설이 준공되면서, 향후 고리 1호기 해체 과정에서 발생할 대규모 폐기물 처리에도 대응 여력이 생겼다는 평가다.

15일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최근 경북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 내 3만2천㎡ 규모의 표층처분시설을 준공했다고 밝혔다.

시설 내부에는 두께 60㎝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의 처분고 20기가 설치됐다. 각 처분고는 가로·세로 20m, 높이 10.9m 규모로 200리터 드럼 약 6천300개를 수용할 수 있다. 전체 저장 능력은 총 12만5천 드럼 규모다.

이 시설에는 방호복·장갑·필터 등 비교적 방사능 준위가 낮은 폐기물이 반입된다. 원전에서 수거된 드럼은 이동식 크레인 셸터를 통해 처분고 내부에 적재되며, 저장 공간이 가득 차면 드럼 사이를 그라우트로 메우고 콘크리트 덮개와 흙으로 밀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공단 측은 지진과 외부 환경에 대비해 다중 차단 구조를 적용했으며, 규모 7.0 수준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에는 지난 2012년부터 약 3천1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약 14년 만에 준공됐다. 본격적인 운영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동굴형 중·저준위 방폐시설을 12년째 운영 중이다. 이번 표층처분시설 준공으로 지하 동굴형과 지상 표층형 처분 기술을 모두 확보한 세계 6번째 국가가 됐다. 특히 동일 부지 안에서 두 방식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례는 세계 최초여서 국제 원전업계의 관심도 받고 있다.

국내 중·저준위 방폐물은 연간 약 4천 드럼씩 발생하고 있다. 기존 동굴형 처분시설은 현재 저장 용량의 약 40%가 채워진 상태다. 이에 따라 표층시설 가동으로 저장 공간 부족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표층형 중·저준위 방폐시설.

여기에 정부와 공단은 오는 2031년 완공을 목표로 16만 드럼 규모의 매립형 처분시설도 추가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구축될 경우 중준위 폐기물은 동굴형, 저준위는 표층형, 극저준위는 매립형으로 구분 처리하는 단계별 처분 체계가 완성된다.

오주호은 “고리 1호기 해체 승인이 이미 이뤄진 만큼 향후 해체 폐기물이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표층처분시설 준공으로 국내 방폐물 처리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사용 후 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고준위 폐기물은 전국 원전 내 임시 저장시설에 보관 중이며, 정부는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고준위 방폐장 부지 공모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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