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핵잠수함 도입론'…전현직 원내대표 공론화

조남식

news@segyenews.com | 2016-08-29 10:49:14

정진석·원유철·백승주 등 "北 SLBM 봉쇄 위해 필요"
북, 잠수함 밀착 감시…원유철 "미국에도 도움되는 일"

▲ 미국 핵잠수함 '오하이오함' © 세계뉴스

[세계뉴스] 조남식 기자 = 집권 여당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대응을 위해 핵 추진 잠수함을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현직 원내대표인 정진석 원내대표와 원유철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20여 명의 여당 의원들이 이 같은 요구를 공론화함에 따라 우리 정부가 핵잠수함 건조·배치를 재추진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3년 4천t급 핵잠수함 건조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했지만, 일부 언론에 이 사실이 공개되자 중단한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SLBM 발사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동북아 안보에도 엄청난 위협으로, 발사 원점을 탐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지상 발사 미사일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군 당국은 핵 추진 잠수함 도입 등 북한 SLBM을 근본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검토하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원 전 원내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의 SLBM 도발을 막으려면 북한 잠수함을 항시 밀착해서 감시해야 하는데, 우리가 보유한 디젤 잠수함으로는 2~3주밖에 작전할 수 없다"면서 "항시 북의 도발을 감시하고 제어할 수 있는 핵잠수함을 배치해 북한의 SLBM 도발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승주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핵연료로 추진하는 잠수함은 물 밑에 들어가서 작전할 수 있는 시간을 굉장히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의원 모임(약칭 핵포럼)'에서 성명을 통해 핵잠수함의 즉각 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이 모임은 원 전 원내대표가 회장으로 23명의 여당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핵 추진 잠수함은 20∼90%로 농축된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하는데, 지난해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우라늄을 20%까지는 농축할 수 있게 돼 있다.

원자력협정은 '평화적 이용'을 전제로 하고 있어 핵잠수함 운용에 쓸 우라늄 농축을 미국이 허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핵 추진 잠수함용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경우 다음 단계인 핵 무장으로 나아가는 빗장을 열어주는 결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원 전 원내대표는 "북한 핵무기 개발을 방지하는 차원이고, 잠수함을 움직이는 발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과 협상하면 된다"면서 "핵잠수함 개발을 추진했다가 중단했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은 비교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 "북한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 우리는 물론 미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도 우리가 협상을 잘하면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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