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프로포폴·미다졸람 빼돌려 상습 투약 후 사망… 의사 검찰 송치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4-29 13:10:35
- 재고 맞춘 내과의사, 마약류 관리 소홀·허위보고 혐의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 광진구의 한 내과의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조무사가 병원에서 빼돌린 프로포폴·미다졸람을 자택에서 상습 투약하다 숨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를 방조하고 허위보고까지 한 내과의사와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의원 간호조무사 A씨와 내과의사 B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사건은 서울광진경찰서가 A씨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 주거지에서 프로포폴과 주사기 등 투약 정황을 다수 발견해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에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 수사를 의뢰하면서 본격화됐다.
식약처 의료용마약류 전담수사팀은 A씨 주거지에서 발견된 프로포폴이 B씨가 운영하는 내과의원에 공급된 물량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A씨는 2025년 9월 12일부터 사망 직전인 2026년 1월 중순까지 약 4개월 동안 내시경 검사에 사용하는 마약류의 실제 사용량을 부풀려 허위 보고한 뒤, 프로포폴 98개, 미다졸람 64개 등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는 마약류취급자 자격이 없음에도 자택에서 주사기(주사침 포함)를 이용해 빼돌린 마약류를 불법 상습 소지·투약하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용된 마약류는 프로포폴 96개, 미다졸람 61개, 사용된 주사기(주사침 포함)는 132개에 달한다.
수사당국은 발견된 마약류 규모를 토대로, 범행 기간 중 A씨가 하루 평균 프로포폴 약 1개, 미다졸람 약 0.5개를 투약할 수 있는 양을 확보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식약처의 ‘의료용 마약류 프로포폴 안전 사용기준’을 초과한 수준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전신마취·진정 목적에 따른 체중당 투약용량, 간단한 시술·진단 시 월 1회 초과 투약 금지, 시술·수술·진단과 무관한 단독 투약 금지 등을 명시하고 있다.
A씨의 주거지에서는 의료진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도 대량 발견됐다. 스테로이드제, 소염진통제, 항생제, 항구토제, 항히스타민제 등 주사제 전문의약품 10개 품목, 총 138개가 불법 반출돼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인 내과의사 B씨는 마약류가 불법 유출·투약되거나 허위 보고되지 않도록 관리할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관련 업무를 사실상 A씨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관리 책임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가 의료용 마약류 투약으로 사망한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의원 내 부족한 재고를 맞추기 위해 누락된 마약류 수량을 다른 환자에게 투약한 것처럼 꾸며 식약처장에게 허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진정)나 전신마취 유도에 사용되는 정맥주사용 마취제이며, 미다졸람은 수술·검사 전 진정제로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두 약물 모두 과다 투여 시 호흡억제, 혈압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 아래에서만 사용돼야 한다.
식약처는 “프로포폴, 미다졸람 등 의료용 마약류 취급자 및 종사자가 마약류 관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허위 보고하거나 불법 반출하는 행위를 적극 점검·수사하겠다”며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해 불법 마약류 사용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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