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사용·단계별 시공·대체 야적장 등 해법 제시…"개발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
[세계뉴스 = 윤준필 기자] 군산항 75선석 중량물 야적장을 둘러싸고 신규 부두개발사업과 기존 지역 중소기업의 공동물류 기반 간 이해충돌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군산조선해양기술사업협동조합(이사장 김광중)은 최근 국무조정실과 해양수산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군산지방해양수산청 등 관계기관에 '군산항 75선석 중량물기자재 공동물류장 사용과 부두개발사업 간 이해충돌 조정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조합은 신규 부두개발사업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구축된 중량물 물류기반과 신규 개발사업이 충돌할 경우 일방적인 배제보다 기존 사용관계와 지역기업의 물류기능을 보장하는 조정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시간·공간·정책·산업…'4대 충돌' 우려
조합이 제기한 첫 번째 문제는 시간 충돌이다. 조합은 2024년 10월 입찰 절차를 통해 75선석 중량물 야적장의 사용관계를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사용기간과 신규 부두개발사업의 공사기간이 겹칠 경우 정상적인 시설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공간 충돌이다. 중량물은 단순히 야적하는 것이 아니라 반입·조립·검사·보관·이송·선적이 하나의 물류 동선으로 연결돼야 한다. 개발사업의 공사구역이나 전용 운영구역이 기존 야적·조립·운송 동선과 겹치면 지역기업의 물류활동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는 정책 충돌이다. 조합은 약 220억 원 규모의 공공투자를 기반으로 기계·기구와 생산기반을 구축해 왔다고 강조한다. 신규 공공개발을 추진하더라도 기존 공공투자의 활용 목적과 지역 생산기반의 지속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산업 충돌이다. 해상풍력 산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형 기자재를 취급할 수 있는 지역 중소기업의 물류시설 접근이 제한될 경우 해상풍력 공급망 참여 기회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 "개발 중단 아닌 공존"…5가지 대안 제시
조합은 갈등 해결을 위해 공동사용, 단계별 순환 시공, 공사기간 조정, 대체 야적장 제공, 사용기간 연장 및 사용료 감면·반환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개발사업 착공 이후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의 생산과 물류 차질은 물론 사업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착공 전에 기존 사용구역과 개발사업 구역을 도면으로 대조하고 실제 현장 동선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사용관계의 법적 성격도 명확히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입찰공고와 낙찰통지, 계약서, 사용허가서, 사용료 납부자료 등을 토대로 사용 대상과 기간, 조건 및 권리관계를 객관적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 관계기관에 역할 분담…"사안 떠넘기지 말아야"
조합은 관계기관별 역할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국무조정실에는 부처·지방기관 간 총괄 조정과 일정 관리를, 해양수산부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에는 항만개발계획과 기존 시설 사용관계 조정 및 현장 실사를 요청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는 해상풍력 산업 육성과 지역 소부장 기업 참여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에는 중소기업 공동사업 및 공동물류 기반 보호방안을 요구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군산시에는 지역기업 참여와 대체부지·기반시설 연계를, 개발사업자에는 공사·운영계획 공유와 단계별 공사방안 협의를 촉구했다.
또한 조합은 7일 이내 담당자 지정, 14일 이내 현장 확인 및 실무협의회 개최, 30일 이내 서면회신을 요구하고, 개발 승인 또는 착공 전까지 도면과 공정표를 반영한 최종 조정협약을 체결해 달라고 건의했다.
■ 군산항의 미래, '개발'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
이번 사안의 핵심은 어느 한쪽의 사업을 중단시키는 데 있지 않다. 공공투자가 이뤄진 기존 중량물 물류기반과 신규 부두개발사업을 어떻게 연결해 함께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약 450억 원 규모의 국가투자가 투입된 물류기반과 신규 부두개발사업이 서로 충돌해 어느 한쪽의 기능을 약화시킨다면 국가투자의 효율성은 물론 지역기업의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물류기반과 신규 부두개발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면 군산항은 조선·해양기자재를 넘어 해상풍력 산업의 생산·물류·수출을 연결하는 거점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다. 결국 이번 갈등의 해법은 '누가 우선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있다.
관계기관이 기존 사용관계와 개발계획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공사구역과 운영동선을 조정해 실질적인 공동사용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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