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뉴스 = 조홍식 기자] 시민이 시장에게 직접 보내는 문자 한 통이 현장 행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양특례시가 지난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3개월간 운영한 '시장 직통문자'에 총 6,800건의 시민 의견이 접수됐다. 하루 평균 약 70건으로, 주말에도 900여 건의 문자가 도착했다.
단순 민원 접수를 넘어 정책 제안과 지역 현안, 생활 불편까지 시민의 목소리가 시장에게 직접 전달되는 새로운 소통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은 접수된 문자를 직접 확인하고 답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시장이 직접 대응하기 어려운 사안은 소통협치담당관이 시민에게 전화하거나 현장을 확인하고 관련 부서와 협의하는 방식으로 후속 조치를 진행한다.
6,800건 중 93.2%가 도로·교통·일자리·경제·주택·건축
접수 내용을 보면 시민들이 가장 많이 문을 두드린 분야는 생활과 밀접한 현안이었다.
도로·교통이 2,385건으로 전체의 35.1%를 차지했고, 일자리·경제 2,314건(34.0%), 주택·건축 1,642건(24.1%) 순이었다.
세 분야가 전체 접수의 93.2%를 차지했다. 다만 전체 문자 가운데 집단·반복적으로 접수된 사안의 비중이 컸다.
인천2호선 고양 연장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촉구, K-컬처밸리 조속 추진, 원마운트 관련 비상대책반(TF) 구성 요청 등 상위 4개 사안에만 5,563건이 몰렸다. 전체의 81.8%다.
반복·집단 민원은 별도 회신 대신 사안별 대표자와 면담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를 제외한 일반 민원은 914건이었다. 이 가운데 884건(96.7%)이 처리 완료됐으며 30건은 검토가 진행 중이다.
문자에서 현장으로…행정 대응도 달라졌다
직통문자의 특징은 접수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행신동 서정중학교 도서관 방문 요청에는 민경선 시장이 학교 측과 일정을 조율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일산동구 벚나무 공원과 애니골 입구 전자게시대, 일산문화광장, 원당화훼단지 인근 소하천 등도 시민 제안을 계기로 현장 확인이 이뤄졌다.
문자가 정책 검토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를 열어달라는 시민 제안에 대해 시는 관련 조례에 따라 행사를 검토하고 2027년 본예산 반영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막걸리축제 장소를 노래하는 분수대에서 일산문화광장으로 변경해 달라는 요청도 실제 행사장 변경으로 이어졌다.
잘못된 정보로 인한 민원을 조기에 바로잡은 사례도 있었다. '수목장 반대'라는 민원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는 '수목원 조성계획 승인 신청'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가 사실관계를 안내하면서 불필요한 집단 민원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았다.
시민 소통, '접수 건수'보다 후속 행정이 관건
시장 직통문자가 단기간에 6,800건의 시민 의견을 모았다는 점은 시장과 시민 사이의 직접 소통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제도의 성패는 문자 접수량 자체에 있지 않다. 반복되는 민원이 왜 발생하는지, 시민들의 요구가 실제 정책과 예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현장 대응 이후 문제가 제대로 해결됐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경선 시장은 "시민이 보내주신 한 통 한 통의 문자를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챙겨 시민의 목소리가 실제 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시장 직통문자가 일회성 소통 이벤트를 넘어선 제도로 자리 잡으려면 문자를 받는 행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행정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
시민의 문자 한 통이 정책을 바꾸고 현장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구조가 정착된다면, 시장 직통문자는 고양시 행정의 새로운 소통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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