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호선 확대 시 연 56억 전기료 절감 및 탄소 배출 저감 효과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서울 지하철 객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출퇴근 시간대 혼잡을 미리 예측하고, 자동으로 냉방을 조절하는 시대가 열렸다. 여름철마다 반복되던 '덥다·춥다' 민원을 사전에 줄이면서 냉방 효율까지 높인 이 기술이 정부로부터 혁신 우수사례로 인정받았다.
서울교통공사(사장 김태균)는 29일 행정안전부와 지방공기업평가원이 주최한 '2026년 지방공공기관 혁신 우수사례 공모' 시상식에서 'AI 기반 전동차 냉방제어시스템'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상(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는 지방공공기관이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공공서비스를 혁신한 사례를 발굴·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역 상생·협력 ▲ESG 경영 등 사회적 가치 실현 ▲AI·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등 3개 분야에서 대상 1건, 최우수상 9건을 포함해 총 20건의 우수 사례가 최종 선정됐다. 서울교통공사의 AI 냉방제어시스템은 AI·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부문 최우수 사례로 이름을 올렸다.
문제의 출발점은 여름철 객실 온도였다. 공사에 따르면 여름철 승객 불편 민원의 약 80%가 열차 안 온도와 관련돼 있다. 그동안 객실 온도 조절은 승무원이 수동으로 냉방 장치를 조작하거나, 사전에 설정된 단일 온도값에 의존하는 방식이어서 시간대·혼잡도·노선별 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웠다.
AI 기반 전동차 냉방제어시스템은 이런 한계를 '사후 수동 대응'에서 '사전 자동 대응'으로 바꾼 것이 핵심이다. 공사가 축적해온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빅데이터를 토대로 계절, 요일, 시간대, 역사별 혼잡도 등 다양한 변수를 인공지능이 종합 분석해 혼잡도를 예측한다. 이후 예측 혼잡도와 실시간 객실 온도 데이터를 결합해, 시스템이 스스로 최적의 냉방 수준을 계산·제어한다.
실증 결과도 나왔다. 공사는 지난 7월 한 달간 4호선 신조전동차 22개 편성(220칸)에 이 시스템을 우선 적용해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혼잡도가 높은 구간에서 객실 온도가 평균 약 1.2도(℃) 낮아졌고, 전체 구간의 냉방 가동률은 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시원해지면서도 에너지는 적게 쓰는 '효율 개선'이 동시에 입증된 셈이다.
공사는 이 실증 데이터를 토대로 AI 냉방제어시스템을 전 노선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과냉방 방지와 냉방 효율화 등을 통해 연간 약 56억 원의 전력비를 절감하고, 그만큼 탄소 배출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이번 성과는 국내를 넘어 세계 도시철도 업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공사는 지난 5월 중국 난징에서 열린 세계도시철도벤치마킹협회(COMET) 연례회의에서 AI 기반 전동차 냉방제어시스템을 AI 분야 단독 우수사례로 발표했다. 발표 당시 회원사들로부터 높은 관심이 쏟아졌고, 질의응답이 활발히 이어졌다고 공사는 전했다.
COMET(Community of Metros Benchmarking Group)은 세계 주요 48개 지하철 운영기관이 가입한 국제 협의체로, 온라인 포럼과 정기 회의를 통해 운영 성과와 혁신 사례를 공유하며 글로벌 도시철도 발전과 상호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전사적 AI 대전환'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재 안전 관리 강화, 고객 편의 증진, 업무 방식 혁신 등 3개 핵심 분야에서 총 22개 AI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영업 열차가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주행 중 실시간으로 선로를 점검하는 '지능형 선로 시설 검측 시스템' ▲전동차 CCTV 영상에서 이례적 상황을 자동 인지·알림하는 '전동차 CCTV 자동 알림 표출 시스템' ▲생성형 AI를 활용해 홍보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스마트 미디어 운영체계' 등이 있다.
조직 문화 차원의 변화도 병행하고 있다. 공사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AI 활용대회 'AI-THON'을 개최하는 등 현장 직원들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고, AI 친화적 조직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태균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이번 수상이 전사적 AI 대전환이 만들어낼 실질적 성과의 성공적인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울 지하철의 안전, 서비스, 경영 전반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도입해 공기업 혁신을 선도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대중교통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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