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박왕열, 131억 원어치 마약 밀매 혐의로 검찰 송치

차성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4-03 12:11:25

- 필리핀 탈옥 후 텔레그램 기반 초대형 마약 조직 운영 정황
- 지적장애인 동원·비트코인 결제·'던지기' 수법 체계적 범죄 구조
'마약왕' 박왕열.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필리핀에서 강제 송환된 일명 ‘마약왕’ 박왕열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130억 원이 넘는 규모의 마약 밀매 및 국내 유통 혐의를 특정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경기북부경찰청은 3일 범죄단체 조직,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혐의 등으로 박왕열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파악된 그의 마약 밀수·유통·판매 및 판매 시도 규모를 시가 약 131억 원으로 보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박왕열이 2019년 1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밀수하거나 국내에 유통하려다 적발된 마약류는 필로폰 12.7kg을 포함해 총 17.7kg, 시가 약 63억 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양은 최종 판매까지 이르지 못하고 적발된 물량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계좌 분석 등을 통해 이미 판매돼 현금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범죄 수익 68억 원을 더하면, 그가 실제로 유통·판매·밀수에 관여한 마약 규모는 시가 13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현지에서 복역하던 중, 2019년 10월 탈옥해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마약 범죄에 본격 뛰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마약을 한국에 들여오면 ‘몇 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뒤 범행을 확대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그는 필리핀 교도소에서 알게 된 일명 ‘사라김’으로부터 마약 기초 지식과 판매·유통 방식 등을 전수받은 뒤 텔레그램 기반 범죄 조직을 구축했다. 텔레그램 채널 ‘전세계’를 정점으로 ‘그레이스엔젤’, ‘아이스시’, ‘하와이’, ‘바티칸킹덤’ 등 다수의 하위 판매 채널을 운영하며 마약 판매 광고를 게시하고, 매수자들과 1대1 비밀 채팅을 통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식이었다.

실제 마약 전달에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이 활용됐다. 특정 장소에 마약을 미리 숨겨두고, 대금을 받은 뒤 구매자에게 좌표와 사진을 보내 회수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국제 화물 특별수송망과 일명 ‘지게꾼’으로 불리는 운반책을 동원해 필리핀,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총 6차례에 걸쳐 12.3kg의 마약을 밀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밀수 과정에서 지적장애인을 운반책으로 동원한 정황도 확인됐다.

조직 운영은 철저히 분업·차단 구조였다. 박왕열은 텔레그램 상에서 매수자와 직접 대화하며 마약 종류와 가격을 정하고, ‘던지기’ 좌표를 전송하는 총책 역할을 맡았다. 국내에서는 필리핀 교도소 동기인 일명 ‘청담’을 국내 판매 총책으로 두고, 범행 규모가 커지자 중간 판매책 11명을 추가로 두는 등 조직을 확장했다.

조직원 중 4명은 계좌 관리만 전담했고, 신고 의무를 지키지 않는 가상자산 거래업체 운영자를 포섭해 가상자산 입·출금을 관리하게 하는 등 자금 흐름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박왕열은 조직원들이 연쇄 검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로 직접 대면하거나 연락하지 못하도록 통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부터는 기존 공범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외조카로 알려진 일명 ‘흰수염고래’를 통해 마약을 국내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조직 구조를 재편했다. ‘흰수염고래’는 한국 경찰에도 수배된 상태이며, 현재 필리핀 구치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결제 방식도 진화했다. 범행 초기에는 대포통장을 활용한 계좌이체 방식으로 대금을 받았지만, 이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결제로 전환했다. 경찰이 확인한 은행 계좌 거래는 2,099건, 약 9억4천만 원 규모이며, 가상자산 거래는 547건에 57.5비트코인(BTC)으로, 현재 시세 기준 약 58억5천만 원에 이른다. 이 밖에 연루가 의심되는 94.6비트코인에 대해서도 경찰은 추가 거래 내역 분석에 착수했다.

경찰은 금융위원회,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가정보원 등 관계 기관과 공조해 박왕열의 여죄를 계속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박왕열은 필리핀 교도소 수감 당시 월 1∼2회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진술했으며, 국내로 임시 인도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모발 전체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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