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통령 전용기 명단 유출 파문, 대한민국 안보는 누구의 책임인가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1-04 17:57:00
- 부처 간 핑퐁 게임 끝내고 가칭 '국가보안부' 등 안보 컨트롤타워 구축해야
대통령 부부와 경호 인력을 포함한 전용기 탑승자 168명의 민감 정보가 글로벌 악성코드 분석 플랫폼에 수개월간 방치됐다. 유료 회원이면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던 국가 안보 문서다. 유출 경위도, 최초 인지 시점도 모른 채 상투적인 "조사 중"만 되풀이하는 정부 아래서 대한민국의 보안은 과연 안전한가. 해킹 일상화 시대를 돌파할 가칭 '국가보안부' 신설 등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대통령의 동선과 수행 인력, 경호 체계에 관한 정보는 단순한 행정 자료가 아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최고 수준의 보안 문서다. 그런데 최근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 탑승자 168명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해외 사이트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통령 부부와 주요 인사는 물론, 경호 인력의 여권번호와 생년월일 등 핵심 신원 정보가 외부에 고스란히 공개된 것이다.
특히 심각한 대목은 이 자료가 올라간 곳이 글로벌 악성코드 분석 플랫폼인 '바이러스토털(VirusTotal)'이라는 점이다. 이 플랫폼은 유료 회원이라면 누구나 게시된 파일을 들여다보고 다운로드할 수 있다. 정부가 유출 사실을 언제 최초로 인지했는지 공식 확인조차 되지 않은 채, 이 국가 안보 문서는 장기간 외부에 방치되어 있었다. 과연 누가 이 자료를 내려받았고 어떤 목적으로 활용했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끔찍한 실정이다.
대통령 순방 정보는 대통령비서실, 외교부, 대통령경호처 등 여러 유관기관을 거쳐 다뤄진다. 만약 외부 해킹이 아니었다면 업무 과정에서의 치명적인 실수나 허술한 보안 규정으로 인해 내부 문서가 외부로 흘러나갔다는 뜻이 된다. 특히 대통령을 근접 수행하는 경호 인력의 신원 노출은 단순한 개인정보 침해를 넘어 치명적인 경호상 위협으로 직결될 수 있다.
사이버 공격과 정보 유출 등 해킹이 일상화된 현 시대에는 기존의 분산된 부처별 관리 방식만으로는 국가 안보를 지켜내기 역부족이다. 이제는 가칭 '국가보안부'와 같은 강력한 전담 컨트롤타워를 신설해서라도 국가 핵심 안보 정보를 통합적으로 방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할 때다.
그럼에도 현재 정부의 대응은 "유출 경위를 엄정히 조사하겠다"는 상투적인 해명에 머물러 있다. 진정성 있는 사과나 명확한 책임 규명의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가 안보는 거창한 구호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이 되는 보안 문서 한 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데서 시작된다. 전용기 탑승자 명단조차 해외 플랫폼에 장기간 방치된 나라에서 국민이 어떻게 국가의 안보 역량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정부는 조사 지시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최초 인지 시점부터 유출 경로와 실질적인 피해 규모를 소상히 밝히고 지위고하를 막론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한민국 보안의 최종 책임자는 과연 누구인가. 국민은 더 이상 '철저한 조사'라는 공허한 말 대신, 명확한 책임자 처벌과 사과, 그리고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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