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벼워진 언어와 독단적 권력 행사…국정 신뢰를 스스로 허무는가
대통령의 언어는 개인의 감상이나 조각 의견이 아니다.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의 메시지는 곧 대한민국 정부의 국정 방향이며, 국민과 글로벌 사회가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공식적 선언이다.
그러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보여주는 언행은 국가원수의 책임감 있는 언어와 정당 정치인의 자유분방한 언어 사이의 경계를 심각하게 허물고 있다.
개인적 감정과 국가기구 비판의 혼동
이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노웅래 전 의원의 무죄 판결을 언급하며 개인적 인연을 부각했다. 과거 공천 배제에 대한 사과와 함께 검찰의 수사·기소를 "정치검찰의 거미줄에 걸린 나비"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재판부가 위법 수집 증거 배제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법부 판단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특정 정치인과의 개인적 인연을 공적으로 부각하고, 국가 집행 기관 전체를 향해 '정치검찰'이라는 낙인을 찍는 순간 문제의 본질은 왜곡된다.
대통령은 특정인의 후원자나 동지가 아니다. 사법·수사 기관을 포함한 국가기구 전체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최고 책임자다. 대통령이 정당인의 언어로 사법 집행을 비난할 때 국가기관의 중립성과 신뢰성은 내부에서부터 흔들리게 된다.
SNS 정치가 초래할 권위의 실추
대통령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가장 빠른 길은 대통령 스스로 답지 않게 행동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국가 지도자를 향해 무례한 언사가 등장하는 현실은 대통령 스스로 직무의 품격을 낮춘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정치인에게 SNS는 소통 공간일지 몰라도 대통령의 SNS는 국정 운영의 연장선이자 외교·안보·경제의 공식 시그널이다. 개인적 감정을 직접 표출하는 행위는 지지층을 결집할지언정 헌법기관으로서의 무게감을 떨어뜨린다. 국정 동력을 SNS 정치와 지지층 관리에 소모한다면 임기 중반 이후 국정 동력 상실은 피할 수 없으며, 여당 역시 독립적 리더십을 잃고 국정 실패의 책임까지 떠안게 될 것이다.
외교·안보 과제의 실무적 완성이 우선이다
대통령의 언어가 가벼워질 때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분야는 외교와 안보다. 한미 간 합의를 통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및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물꼬를 튼 것은 중요한 성과다. 그러나 이러한 안보 과제는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후속 실무 협의가 공백 상태인 지금 필요한 것은 한미 원자력협정 틀 내에서 실질적 권한을 확보하기 위한 정교한 협상과 법적 절차 이행이다. 외교와 안보의 성패는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수사가 아닌, 냉철한 실무 협상력에 달려 있다.
권력의 절제와 헌법적 품격으로 돌아가야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극단의 정치나 대통령 개인의 거침없는 언행이 아니다. 대통령의 권위는 스스로 말을 줄이고, 권력을 절제하며, 사법부와 국회 등 헌법기관의 독립성을 존중할 때 비로소 세워진다.
지금의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국민과 소통한다는 구실 아래, 그때그때 말을 달리하며 자기합리화를 거듭하고 있다. 일각의 지적처럼 대통령직을 배경으로 모든 것을 간섭하고 이용하려 드는 모습은, 잦은 거짓 양치기로 정작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신뢰를 잃어버린 '양치기 소년'을 떠올리게 한다. 국가적 신뢰 기반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가벼운 언행과 독단적 권력 행사를 즉각 멈춰야 한다.
대통령이 모든 이슈의 중심에서 진영 논리를 자극할수록 대통령직의 위상은 축소된다. 지지층의 환호에 안주하는 SNS 정치를 거두고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의 품격과 절제를 회복해야 한다. 한 사람에게 사과하는 대통령보다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게 책임을 다하고 헌법 시스템을 존중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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