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지를 확보하고 설계도를 그리는 것이다. 아무런 사업 계획도, 들어설 공간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리인부터 고용해 높은 월급을 지급하는 주인은 없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 순리가 강북구 행정에서는 완벽히 거꾸로 뒤집혀 돌아가고 있다.
강북구가 추진 중인 '다해드림센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 의문이 제기된다. 강북구는 센터가 들어설 사무공간조차 확정하지 못했고, 세부 사업 계획도 수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한 연봉 5,000만 원, 상한 7,500만 원(주 35시간 근무 기준)에 달하는 센터장 채용 절차부터 강행했다.
가장 황당한 대목은 센터 운영의 기본 요소인 '공간'조차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강북구의회 임시회 구정질문에서 노윤상 의원이 사무소 위치와 공간 확보 방식을 묻자, 정창수 강북구청장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어디에서 근무하고 어떤 시설에서 주민을 맞이할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자부터 뽑겠다는 셈이다. 결국 오는 12월 1일 임용될 새 센터장은 센터 개소 전까지는 사업 준비 업무를 중심으로 근무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 기가 차는 것은 사업 계획 수립에 대한 구청의 태도다. 지자체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는 구체적인 기능과 범위, 예산, 로드맵을 먼저 수립한 뒤 이에 최적화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행정의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정 구청장은 "새 센터장이 중심이 돼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사업의 구체적 청사진도 없이 인력부터 채용하고, 그 사람에게 사업 계획까지 알아서 짜라는 '책임 전가형' 행정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러한 "사람부터 앉히고 보자"식 거꾸로 행정은 결국 구민의 소중한 혈세 낭비로 직결된다. 센터장의 임기는 단 1년이다. 임용 후 공간을 물색하고, 사업 계획을 세우고, 인력을 구성하느라 수개월을 허비한다면 실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 운영 기간은 반토막이 날 수밖에 없다. 결국 센터 개소가 지연되면 인건비 지출에 비해 주민이 체감하는 사업 성과가 늦어질 수 있다.
강북구가 추진한다는 '다해드림센터'가 진정 빌라관리사무소 지원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면, 사람부터 뽑을 것이 아니라 사업의 실질적인 준비 수준과 진정성부터 증명해야 한다.
구민들이 바라는 것은 이름뿐인 '연봉 5000만 원 센터장' 채용이 아니다. 센터가 정확히 언제, 어디서 문을 열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 주민의 삶을 바꿔줄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다. 기본적인 사업 기반조차 갖추지 못한 채 채용 버튼부터 누른 강북구청의 거꾸로 간 행정은, 구민의 혈세를 가볍게 여기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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